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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회 셔틀버스 타려던 90대 신도 넘어져 뇌출혈…공제조합은 '승객 과실'로 보험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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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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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의 한 대형교회가 운영하는 신도 수송용 셔틀버스에 타려던 90대 여성 신도가 도로로 떨어져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하지만 전국 전세버스공제조합은 ‘정차 중 발생한 승객 과실 사고’라는 이유로 보험 접수 자체를 거부하고 나서며 피해 보상을 둘러싼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29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오전 11시 5분 경주시 성건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경주 모 교회 소속 25인승 셔틀버스에 탑승하던 A(90)씨가 버스 계단을 오르던 중 접이식 의자 손잡이를 붙잡았지만 순식간에 의자가 접히자 놀라 중심을 잃고 아스팔트 바닥으로 추락했다. 운전자는 1분 56초 후 A씨를 발견하고 119 구급대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오전 11시 5분 경주시 성건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정차한 셔틀버스에서 90대 여성 신도가 도로에 떨어져 있다. 제보자 제공
지난 10일 오전 11시 5분 경주시 성건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정차한 셔틀버스에서 90대 여성 신도가 도로에 떨어져 있다. 제보자 제공

이 사고로 A씨는 머리를 부짖쳐 뇌출혈 증세와 함께 가슴 부위에 큰 충격을 받아 갈비뼈 12개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현재 인근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집중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해당 교회에서만 수년간 신앙생활을 이어온 독실한 고령 신도로 확인됐다.

 

피해 가족들을 더욱 절망에 빠뜨린 것은 사고 이후의 보상 절차였다. 해당 셔틀버스가 가입한 전세버스공제조합 측은 이번 사고가 운전기사의 과실이 없는 ‘정차 중 승객 과실 사고’라며 면책조항을 근거로 보험 접수를 거부했다. 공제조합 보상담당자는 “차량이 완전히 정차한 상태에서 승객이 승차하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진 사고는 대법원 판례에서도 차량의 운행 중 과실로 보기 어렵다”며 “공제 약관상 면책조항에 해당해 피해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나 치료비 지불 보증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사고 직후 교회 측도 병원비와 치료비 전액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A씨의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치료비와 간병비 등 예기치 못한 비용이 수천만 원대로 불어날 기미가 보이자, 교회 측은 “보험 처리가 안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보상 약속을 사실상 철회했다. 교회 관계자는 “보험으로 처리가 되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치 못하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했다.

지난 10일 오전 11시 5분 90대 여성 신도가 도로에 떨어진 뒤 119 구조대가 출동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지난 10일 오전 11시 5분 90대 여성 신도가 도로에 떨어진 뒤 119 구조대가 출동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피해 가족들은 제대로 된 자동차보험 처리와 향후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교회 측에 버스 운전자와 차량 소유주의 성명, 연락처 등 기초적인 인적 사항을 요구했지만 단순 차량 관리자의 연락처만 건네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결과, 해당 버스는 교회 명의가 아닌 이 교회 소속 집사가 운영하는 법인 소유의 전세버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참다못한 가족들은 해당 교회가 소속된 상급 행정 기관인 노회(老會)에 민원을 제기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개별 교회의 비위를 관리·감독하고 분쟁을 조정해야 할 노회 측 역시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하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하고 있다.

 

A씨의 사위 B씨는 “대형 교회가 평생을 헌신한 고령의 신도를 차가운 사지에 몰아넣고도, 보험 핑계를 대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수십 년간 몸담은 교회에서 신도를 이같이 취급하는 현실에 피눈물이 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고령의 신도 수송 과정에서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교회 측과 셔틀버스 운전기사의 안전 조치 의무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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