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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눈에는 한·일·대만 모두 항공모함(?)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관련이슈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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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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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군용기를 싣고 다니는 항공모함은 멀리 떨어진 적국 병력 및 기지 타격에 효과적이다. 방어용 무기가 아니고 철저히 공격용 무기라는 뜻이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모를 운용하는 나라는 ‘최강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이다.

 

항모는 덩치가 워낙 크다 보니 바다에서 이동하는 도중 적 공군기나 미사일의 표적이 돼 공격을 받을 위험성도 그만큼 높다. 따라서 항모가 기동할 때에는 여러 척의 순양함, 구축함, 잠수함 등이 곁에 붙어 호위하는 것이 보통이다. 미국 해군이 보유한 항모전단(Carrier Strike Group)의 경우 항모 한 척을 중심으로 3∼4척의 순양함·구축함, 2척 또는 그 이상의 잠수함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군수지원함 등으로 편성된다.

2023년 10월 미국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이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023년 10월 미국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이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냉전 시절 미국이 선도하는 자유주의 진영은 소련(현 러시아)을 필두로 한 공산주의 진영과 격렬히 대립했다. 소련 극동 지역에서 가까운 일본에는 대규모 미군이 주둔하며 소련 세력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것을 억지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1982∼1987년 재임)는 1980년대에 미·일 동맹을 탄탄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인물로 평가된다. 나카소네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1981∼1989년 재임)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열도를 절대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처럼 만들겠다”고 다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는 일본이 미국의 주적(主敵)인 소련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전초 기지 노릇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재명정부 출범 직전인 2025년 5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국을 가리켜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이나 고정된 항공모함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은 북한을 격퇴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며 주한미군을 “더 큰 인도태평양 전략의 작은 부분”이라고 규정했다.

 

장차 미국이 중국과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경우 중국 타격을 목표로 한국이라는 항모에 탑재된 군용기를 출격시킬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항모는 무서운 무기인 것이 분명하지만 함재기가 한 대도 없는 항모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나 나름없다. 브런슨 사령관 발언은 주한미군이 한국 방어 이외의 임무에 투입되는 경우 순전히 우리 힘으로만 한국을 지켜야 한다는 현실을 일깨웠다.

찰스 플린 전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대장). 2024년 11월 전역 후에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미군 역할을 다루는 국제 토론회 등에 연사 및 토론자로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 육군 홈페이지
찰스 플린 전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대장). 2024년 11월 전역 후에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미군 역할을 다루는 국제 토론회 등에 연사 및 토론자로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 육군 홈페이지

하와이에 있는 미 육군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찰스 플린 예비역 대장이 대만을 미국의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플린 장군은 28일 타이페이에서 열린 ‘미국·대만 국방 산업 포럼’에 참석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더글러스 맥아더 미군 원수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 같이 밝혔다.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대만 안보에 무관심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가 후폭풍에 휘말렸다. 플린 장군의 발언은 대만의 불안을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견제에 혈안이 된 미군 수뇌부의 눈에는 한국·일본·대만 영토 전체가 항모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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