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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첫날 서울시 압수수색… 오이 밭에서 신발 끈 고쳐매는 격 [논설실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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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과 고용노동부가 29일 오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사무실 등 7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지난 26일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 수사를 위해서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결과에 따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되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이다. 국민 안전을 위해 경찰의 빠르고 정확한 수사는 꼭 필요하다. 다만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압수수색이 이뤄진 점은 석연치 않다. 자칫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끼치려는 시도라는 의심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들이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와 관련해 29일 서울 서대문구 철거 공사 현장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들이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와 관련해 29일 서울 서대문구 철거 공사 현장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은 바로 ‘안전’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논란에 이어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까지 발생하며 시민들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는 연일 현직 시장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비판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오 후보 입장에선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사전투표 개시와 동시에 경찰이 서울시를 압수수색했으니 야당이나 그 지지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당장 오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권력을 앞세운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고, 수사기관을 동원한 명백한 선거 공작”이라며 반발했다.

 

오랫동안 검경은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는 정치권 인사들을 겨냥한 소환조사나 압수수색 등을 자제하는 관행을 지켜왔다. 자칫 ‘수사기관이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사전투표 제도가 본격 도입된 이래 사전투표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사전투표 비율이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되기도 한다. 옛 선현들은 “오이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교훈을 남겼다. 이날 경찰의 서울시 압수수색은 오이밭에서 누가 보든 말든 신발에 손을 댄 것이나 다름없다.

 

최근 들어 부쩍 잦아진 이 대통령의 지방 전통 시장 방문을 놓고서 야당은 ‘관권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원래 시장에서 밥 먹는 것을 좋아하니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가 선거관리위원회와 헌법재판소로부터 ‘선거법 위반’ 판정을 받았다.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그만큼 엄중한 것이다. 관권 선거 논란이 일지 않도록 이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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