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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밀입국’ 中 반체제인사, 구속영장 기각…난민 절차 밟나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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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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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보트를 타고 서해를 건너 충남 태안 앞바다로 밀입국하다 붙잡힌 중국 반체제 인사 둥광핑(68)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향후 둥광핑애 대한 우리 정부의 신병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석지성 영장전담판사는 28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둥광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고무보트 타고 태안 앞바다 밀입국한 중국 반체제 인사 둥광핑. X 캡처
고무보트 타고 태안 앞바다 밀입국한 중국 반체제 인사 둥광핑. X 캡처

석 판사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둥광핑은 지난 25일 오후 9시36분쯤 길이 3.3m 규모의 고무보트를 타고 충남 태안군 서격비도 북서쪽 약 18㎞ 해상까지 접근했다가 조업 중이던 어선에 발견돼 해양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둥광핑은 취재진에게 중국어로 “이곳을 통해 캐나다에 갈 것이다. 가족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에 가고 싶다”며 “캐나다 정부가 나를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둥광핑의 가족들은 캐나다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태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중국으로 강제송환돼 수감 생활을 한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중국 송환을 강하게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안해양경찰서.
태안해양경찰서.

둥광핑은 중국에서 경찰과 군인으로 복무하다 1999년 톈안먼 사태 관련 추모 서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경찰에서 파면됐다. 이후 2014년 톈안먼 추모 행사 참석 뒤 중국 당국에 구금됐으며, 태국·베트남 등을 거치며 탈출과 강제송환을 반복해온 대표적인 중국 반체제 인사로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둥광핑이 약 300㎞에 이르는 서해를 고무보트로 건너 한국 영해에 진입한 사실에 주목하며 한국 정부에 중국 송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태안해경은 둥광핑을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한 뒤 대전출입국사무소로 신병을 넘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외국인보호소에 인계돼 보호 조치를 받으며 난민 신청 여부 등에 대한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통상 난민 신청이 접수되면 강제 출국은 일단 보류되며, 법무부 심사를 거쳐 난민 인정 여부가 결정된다.

 

법조계와 출입국 당국 안팎에서는 중국 내 정치적 박해 이력과 국제 인권단체들의 대응 등을 감안할 때 단순 불법입국 사건을 넘어 외교·인권 문제가 결합된 민감한 사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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