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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없는 평등한 사회 만들겠다”… ‘카이스트 입틀막’ 청년 신민기 대전 유성구의원 후보 [강은선의 독젊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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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글·사진 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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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뿌리를 내린 청년들이 꿈꾸는 세상, 지역 청년들이 바꾸고자 하는 동네, 지역, 사회이야기를 듣는 <강은선의 ‘청.바.지(청년 BY 지역)’>가 6·3지방선거를 맞아 대전지역에 출마하는 ‘2030 젊은 정치인’의 이야기를 듣는 외전 <독젊인터뷰>로 찾아갑니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다시 ‘세대교체’를 말하지만 유권자의 시선은 냉정하다. ‘젊은 정치’ 자체로는 설득력이 없다. 무엇을 해봤고,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기존 정치권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독젊인터뷰>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단순한 이미지 소비가 아니라 준비됐는지, 버틸 수 있는지, 바꿀 수 있는지, 말 그대로 젊은 정치인을 상대로 날 것 그대로 묻고 따지는 ‘독한 인터뷰’다. <편집자주> 

 

6·3지방선거 대전 유성구의원에 나온 신민기 정의당 후보는 “소외되고 잊혀진 문제에 목소리를 내어 평등하고 차별없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6·3지방선거 대전 유성구의원에 나온 신민기 정의당 후보는 “소외되고 잊혀진 문제에 목소리를 내어 평등하고 차별없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④신민기 정의당 대전 유성구의원 후보

 

“연구개발(R&D) 예산 복원하십시오! 예산 복원하십시오! 생색내지 말고...”   

 

채 세 문장도 다 뱉지 못한 순간이었다. 목소리가 허공에 가닿기도 전에 거칠고 단단한 손이 입을 틀어막았다. 목소리를 내보려 했지만 두꺼운 손바닥은 입술과 코를 점점 더 세게 짓눌렀다. 숨이 턱 막혔다. 비명은 목구멍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품에서 꺼내든 현수막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팔과 다리가 순식간에 허공으로 붕 떴다. 졸업생들과 똑같은 까만 학위복을 입고 옆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이었다. 졸업식장에 사복 경호원들이 위장하고 앉아 감시하고 있었다. 사지가 붙잡힌 채 강당 밖으로 끌려 나가면서 시야가 흔들렸다. 단상 위의 대통령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축사를 이어갔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과학기술을 지켜달라는 외침의 대가는 ‘입틀막’이었다. 석사 졸업식은 악몽이 됐다. 

 

지난달 28일 유성구 노은동 정의당 대전시당 사무실에서 만난 신민기(29) 정의당 유성구위원장은 2024년 2월16일을 떠올렸다. 그날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하 카이스트)에서 전산학부 공학 석사학위를 마친 그의 졸업식날이었다. 신 위원장은 ‘카이스트 입틀막’ 당사자이다. 

 

신 위원장은 “‘입틀막’을 당하고 나서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왜 못하게 하지?’였다”면서 “항의를 한다면 ‘그만하세요, 퇴장시킵니다’ 정도일 줄 알았는데 개 끌어내듯 하는 걸 보면서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졸업식장에서 끌려 나간 후에도 폭거는 이어졌다. 경호처는 그를 한 공간에 가둬놓고 수사하듯 신상을 캐물었다. 신 위원장은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카이스트 입틀막’ 사태는 윤석열 정권의 폭압적 통치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다. 그가 출마를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올해 6·3지방선거에서 대전 유성구의원(노은2·3동, 신성동)에 출마했다.

 

선거는 처음이다. 카이스트에 입학하면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곳을 지역구로 삼았다. 

 

신 후보는 “(당의 제안이든)누가 먼저랄 것 없이 출마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도 “‘입틀막’ 사태 이후 여러 일들을 겪었지만 선출직 도전에 대한 고민은 깊었다”고 했다.

 

결심이 선 건 지난해 21대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다. 신 위원장은 지난해 5월 권영국 정의당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수개월간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는 ‘당선’과 ‘낙선’으로만 나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는 ‘출마’ 자체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신 후보는 “선거에 출마하면 후보에 불과하더라도 만들고 싶은 사회나 구현하고 싶은 세상을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 “선거운동기간 동안 기득권 양당정치가 대변하지 않는 시민들을 정의당이 대변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거는 넘어야만 하는 혹은 넘지 못할 벽이라고 생각했는데 ‘벽’이 아니었다”며 “우리의 얘기를 할 수 있고 대변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이었다. 그런 점에서 후보 지위도 충분히 가치있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유성의 일꾼으로 선택받아 더 효용성있게 쓰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가 정치에 입문한 건 ‘인권’에 관심을 가지면서다.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인권 침해와 차별, 혐오 문제는 2010년대 들어서도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었다.  

 

신 후보는 “사회가 더 평등해졌으면 한다”며 “여성과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목소리 내는 정당을 지지하고 싶어 정의당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4월, 20대 대선 직후 정의당에 가입원서를 냈다.    

 

신 후보의 핵심 공약은 마을버스 완전 무상화와 유해시설에 대한 알림시스템, 에너지 지산지소 등이다. 

 

그는 대전 유성구를 관통해 송전탑이 건설되는 사업이 1년이 지나도록 주민 모르게 추진됐다는 점에서 정보알림시스템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신 후보는 “송전탑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주민 기피·유해시설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제대로 통지가 갈 수 있도록 하는 알림시스템을 조례로 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성동은 지하철이나 트램 접근성이 떨어지고 마을버스도 배차 간격이 크다”며 “배차간격을 줄이고 무료화하는 등 교통복지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의원에 도전한 이유로는 ‘민생’과 ‘개혁’을 꼽았다. 

 

신 후보는 “주민들이 가장 가깝게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 구의회라고 할 수 있는데 구의회도 민주적인 개혁이 있어야 한다”며 “구의회의 역할론에 한계를 부여하면 무용하지만 틀과 한계를 깬다면 일하는 구의회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자는 당선되려면 민주당으로 갔어야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짜여진 틀에 구애받지 않는 진보정당의 정치인 한 명이 판을 흔드는 영향력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돈’과 ‘조직’은 청년 정치인에게 벽이다. 신 후보는 “경력 있는 정치인과 똑같은 조건으로 선거를 치른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매일 느낀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들이 해소가 된다면 그 다음에 넘어야 할 것은 경험 내지는 훈련이다. 정당이 청년 정치인을 청년의 관점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을까. 

 

그는 “진보정당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어떤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인공지능(AI)·반도체 시대 속에서 소외되고 잊혀지는 시민들의 문제에 목소리를 내며, 평등하고 차별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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