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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핵탄두 290기로 유럽에 ‘핵우산’ 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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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수정 :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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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프랑스 핵우산 들어갈 것”
핵탄두 5400기 넘게 보유한 러시아
‘프랑스 핵우산 튼튼한가’ 우려 여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경시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말고 프랑스의 핵무기에 의존하려는 유럽 국가들이 늘고 있다. 다만 5000기 넘는 핵탄두를 가진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 러시아에 맞서 프랑스가 과연 효과적으로 ‘핵우산’을 펼칠 수 있을지는 의문시된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왼쪽)가 엘리제궁 현관 앞에서 기다리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 SNS 캡처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왼쪽)가 엘리제궁 현관 앞에서 기다리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 SNS 캡처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는 이날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스퇴르 총리는 출국 전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르웨이는 프랑스가 제공하는 핵우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는 유럽의 안보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핵 영역을 포함해 대규모 재무장을 하고, 또 다른 유럽 국가를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며 현 정세에 커다란 우려를 표명했다.

 

‘다른 유럽 국가’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략을 받아 벌써 4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뜻한다. 노르웨이는 북극권에 속한 국토 북쪽이 러시아와 맞닿아 있다.

 

마크롱 대통령도 회담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노르웨이와 프랑스는 국방·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유럽이 직면한 안보 위협에 맞서 우리는 더욱 강력하고 주권적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위를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유럽 국가들 스스로 자주 국방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노르웨이는 제2차 세계대전 초반인 1940년 ‘중립’을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아 국토를 빼앗긴 쓰라린 경험이 있다. 전후 노르웨이는 기존의 군사적 중립 노선을 포기하고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 로이터는 이처럼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안보 확보가 최선이라고 믿어 온 대표적 ‘대서양주의’ 국가 노르웨이가 프랑스의 핵우산에 들어가는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5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뒤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유럽 간에는 균열이 커지고 있다. 동맹을 경시하며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보면서 유럽 국가 지도자들 사이에선 ‘러시아가 핵무기를 동원해 유럽을 공격할 경우 과연 미국이 동맹의 의무를 다할까’ 하는 의구심이 확산하는 중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3월2일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전략 핵잠수함 기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크롱은 “프랑스군의 핵탄두 보유량을 늘리겠다”며 “유럽 대륙 차원의 억제 전략을 구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3월2일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전략 핵잠수함 기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크롱은 “프랑스군의 핵탄두 보유량을 늘리겠다”며 “유럽 대륙 차원의 억제 전략을 구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이에 유럽의 대표적 ‘자강론자’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월 “유럽 방어를 위해 프랑스의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프랑스 핵우산 참여를 선언했고 이번에 노르웨이도 동참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 외에 독일, 그리스,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등도 프랑스 핵우산에 들어가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프랑스가 러시아의 가공할 핵 능력에 맞서 유럽 대륙을 안전하게 지킬 튼튼한 핵우산을 펼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핵탄두 보유량이 러시아는 5459기인 반면 프랑스는 290기에 불과하다. 프랑스의 핵 능력은 영국(225기)보다는 앞서지만 러시아, 미국(5177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심지어 중국(500기)에도 못 미친다.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의 핵탄두 보유량을 늘릴 것”이라고 공언하긴 했으나, 요즘 부쩍 나빠진 프랑스의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이를 얼마나 빨리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관세 분쟁에 이어 2월 발생한 미국·이란 전쟁 등 중동 위기로 수출이 급감하고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감소하며 프랑스 경제는 올해 1분기 ‘제로’(0) 성장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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