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급등에 시장과열 우려 고개…한국형 공포지수, 장중 8.8% 껑충
반도체 대형주 시장쏠림도 심화…삼전·닉스 코스피 시총비중 50% 첫 돌파
전날 6거래일만에 8,000선 탈환에 성공한 코스피가 27일 장초반 5%대의 급등세를 보이며 '9천피'를 향한 질주에 나섰다.
그러나 단기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8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4.19% 오른 8,384.88을 나타내고 있다.
2.42% 오른 8,242.12로 출발한 지수는 개장 직후 5.00% 오른 8,450.26까지 치솟았다가 등락을 거듭하며 상승폭을 조절 중이다.
이에 오전 9시 6분 2초께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이란 전쟁 종식 기대감에 더해 간밤 뉴욕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UBS의 목표주가 3배 상향 조정에 힘입어 19.3% 급등, 반도체와 기술주 투자심리에 불을 붙인 것이 주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과거 반도체 산업은 업황 변동폭이 커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경기 사이클을 보여왔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 중이고, 글로벌 빅테크들이 반도체 제조사들과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최근에는 이런 사이클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호황이 끝나면 언제든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간 디스카운트를 받아왔던 메모리 반도체 기업 주가를 이제는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UBS의 티모시 아큐리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면서 "시장이 마이크론 주식에 좀 더 '정상적인'(normal) 밸류에이션 배수를 부여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BS가 언급한 건 마이크론이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다른 주요 반도체 기업들로도 밸류에이션 상향과 재평가 흐름이 확산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모양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이날 이 시각 현재 각각 6.35%와 8.48% 급등 중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에 더해 국내 증시에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이날 처음 상장된 것도 두 종목 주가와 코스피 지수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이 3천400조원이 넘는 만큼 순자산 4조원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영향이 중장기적으로는 크지 않아도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오를 때는 더 큰 폭으로 오르고, 내릴 때도 마찬가지로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가운데 이날 동시 출격한 8개 자산운용사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6종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 다수가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시작가보다 21.34% 오른 2만8천455원에 거래되고 있다.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21.54% 오른 2만4천290원이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3.54),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3.72) 등도 강세다.
이날 시장에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자들이 급격히 몰리면서 변동성완화장치(VI)가 연달아 발동되기도 했다.
전날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던 외국인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1천319억원으로 순매도를 크게 축소한데 이어, 이날은 순매수로 전환해 오전 현재 1,500억원대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과열, 향후 차익실현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도주로의 지나친 '쏠림' 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코스피는 지난 6일 '7천피'(7,000)를 돌파한 후 9일만인 15일 장중 8,000을 터치하고, 다시 6거래일만에 종가기준으로 '8천피'에 안착했다. 이어 하루만에 다시 장중 8,450포인트까지 뛰며 순식간에 8천고지 허리까지 터치했다.
갈수록 '1천마디' 터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이날 장중 한때 8.77% 급등한 74.06까지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8일 장 중 한때 82.23까지 올라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올해 3월 5일(83.58)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다가, 최근 이틀 사이 60대로 내려서며 안정되는 듯 했던 변동성 지수가 다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40%로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서는 등 반도체 대형주로의 시장쏠림 현상도 더욱 심화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코스피가 연이은 고점 경신과 급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지수 변동성이 높아진 점도 생각해볼 시점"이라며 "VKOSPI는 (전일 기준) 5월 평균 68대로 연초 이후 평균(52)과 2010년 이후 평균(20)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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