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에 대해 지지대 설치 등 안전 조치 부재가 사고 원인이라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가 작성한 공사시방서에 철거 구조물 붕괴를 막기 위한 지지대 등 보강시설 설치를 명시한 내용이 확인됐다. 당국이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선 가운데 보강시설 설치 여부 판단의 적절성이 책임 소재를 따지는 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시가 작성한 ‘서소문고가 개축(성능개선) 실시설계 용역 공사시방서’ 자료를 보면 시공 관련 안전대책으로 ‘철거 구조물의 변형 침하 또는 붕괴를 막고 인접 시설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필요 시에는 철거 구조물에 버팀대 또는 지주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적시해 놓았다.
일종의 ‘공사설명서’인 공사시방서는 계약 문서로서 효력을 지닌다. 보통 공사시방서 내용이 시공사 의무가 된다.
공사시방서상 ‘필요 시’라는 단서를 달아 보강시설 설치를 의무로 기재해놓은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고 당시 철거 대상을 지지하는 시설이 없었던 데 대해 “구조 계산상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며 “설계 당시 구조 검토를 했고 그 토대로 작성한 계획서대로 작업을 했다. (보강을) 해야 하는데 안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전날 새벽 2시쯤 철거 현장에서 슬래브 절단 중 2.9㎝ 침하 현상이 실제 확인됐고 오후 2시33분쯤 고가 상판 일부와 구조물이 낙하하면서 사망 3명·부상 3명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한 만큼, 설계 당시 구조 검토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침하 확인 후 안전진단까지 약 12시간 걸린 데 대해 “상황 보고 후 대책을 논의해 외부 전문가를 불러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한 것”이라며 “전문가를 모시는 데 시간도 걸려 오후 2시 지나 점검을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사고 경위 규명에 나선 수사당국은 사고 다음날 새벽 사고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마쳤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전 4시쯤까지 서울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사고현장에 대한 정밀감식을 벌였다. 서울청은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하는 50여명 규모 전담수사팀을 전날 편성했다.
검찰도 서울서부지검 소재환 형사5부장을 팀장으로 하고 전담검사 4명과 수사관 6명을 투입해 전담팀을 꾸렸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경찰과 노동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철저히 규명하고 신속한 피해자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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