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이 지원되는 가축재해보험 제도를 악용해 수억원대 보험금을 가로챈 축산업자 등 일당과 이들의 범행에 가담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수의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금이)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전북 지역 축산업자 A(40대)씨를 구속기소하고 공범 4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또 범행에 가담한 수의사 B씨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방조와 배임수재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A씨 등은 군산·김제·고창 등지에서 한우 농가 8곳을 운영하며 가축재해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소에 보험 가입 소의 귀표(소의 신원을 식별하는 인식표)를 부착하는, 이른바 ‘귀표 바꿔치기’ 수법으로 2022년부터 2년여 동안 총 245회에 걸쳐 보험금 4억4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우는 축산물이력제 관리 등을 위해 사람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개체식별번호를 지정받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귀표를 부착하게 된다.
가축재해보험은 자연재해나 가축 폐사 등으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는 제도로, 보험료의 50%는 국고보조금으로 지원된다. 나머지는 지자체 보조금과 자부담금으로 충당되는 구조다.
하지만, 이들은 가축재해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건강한 한우를 긴급도축한 뒤 가축재해보험으로 1마리당 100만~400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긴급도축 조건을 맞추기 위해 수의사 B씨를 섭외해 멀쩡한 소가 폐렴 등에 걸렸다는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는 대가로 1건 당 5만원 가량을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폐렴에 걸린 소가 정작 폐 부위가 폐기되지 않은 사실에 주목해 수사를 진행한 결과 덜미를 잡혔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수의사가 축산업자들과 유착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하고 대가를 받은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수사 과정에서 소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DNA) 확보 체계와 수의사의 진단서 발급 절차 등에 허점이 있는 점도 확인하고 축협 등 관계 기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국가 재정 손실과 지역 유착 범죄에 엄정 대응하고 재발 방지에도 힘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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