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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전 한은 총재, 국회 재경위원 전원에 매년 정치후원금 송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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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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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시기 맞춰 여야 의원들에 10만 원씩 기부.
“이해충돌·중립성 훼손” 비판 제기
지난 4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임식에 참석해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임식에 참석해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 4년 동안 해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옛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한은 등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매년 국회 국정감사가 열리는 10월 전후로 여야 재경위원 후원회에 1인당 10만 원씩 기부금을 송금했다. 이러한 후원은 그가 한은을 이끈 2022년부터 2025년 내내 계속됐다. 재경위원이 25명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후원 규모는 매년 수백만 원에 달한 셈이다.

 

독립성을 중시하는 현직 한은 총재가 피감 기관장으로서 소관 상임위 국회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재경위원들을 폭넓게 후원한 점은 통상적인 개인 정치 후원의 범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을 수 있다.

 

◆ 국감 시기 맞춘 후원... 이해충돌 및 내부 강령 위배 논란

 

아울러 후원 시점이 국감 시즌 전후와 겹친 점도 논란을 키울 수 있다. 재경위원들은 한은 국감뿐 아니라 총재 인사청문, 업무보고, 예산·법안 심사, 자료 요구 등에서 한은과 직접적인 직무 관련성이 있는 정치인들이다.

 

특히 이 전 총재는 재임 중 한은이 금융안정 책무를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관련 제도 개편은 결국 재경위를 중심으로 한 국회의 입법 논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은을 감사하는 재경위를 통째로 후원했다면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직 한은 간부 역시 “중앙은행의 중립성과 신뢰를 훼손하고, 이해충돌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경솔한 행동으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한은 내부 규정을 위배한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은 임직원 행동강령은 ‘은행의 이익을 목적으로 직무와 관련이 있는 공무원 또는 정치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 전 총재는 단순히 개인적인 정치 후원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대학 교수 시절부터 유능한 국회의원이라 생각하는 분들에게 10만원씩 후원했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부터 이어온 개인적 기부 습관일 뿐 현직 총재라는 지위와는 무관하다는 해명으로 보인다.

 

이어 “여야 재경위원에게 드린 후원금은 개인 돈”이라며 “우리나라 정치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주장했다. 국감 시즌을 전후로 후원금을 보낸 데는 “9월에 후원금을 보내라고 (의원실에서) 쭉 이메일이 와서 그 무렵 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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