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정상회담 직후 ‘깜짝 보도’
성사시 2019년 후 7년만의 방북
두만강 통한 동해 진출 논의 주목
정동영 “북·미 대화 의제 가능성”
일각 “9월 방미 전 北 관리 목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은 2019년 6월 20일이 마지막이다. 방북은 같은 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됐던 양국 관계에 다시 변화 조짐이 나타나던 시점에 이뤄져 주목받았다. 방북 직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친서 교환이 이어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북·중 간 우의 강화 차원뿐 아니라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양국의 물밑 기류를 직접 파악하려는 성격이 강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거론되는 시 주석의 방북설 역시 북·중 관계 강화를 통해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다시 확대하려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시 주석의 의중은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도 드러난다. 2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중국의 북한 쪽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협의 등의 내용이 담긴 ‘진일보한 전면적 전략 협조 강화와 선린 우호·협력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체결했다.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1991년 체결한 국경 동부 구간 협정에 따라 조선(북한)과 함께 두만강 출해(出海) 문제에 관한 3자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동북 지역의 해상 물류 접근성 확대를 위해 이전부터 두만강 하류를 통한 동해 진출에 관심을 보였다. 두만강 하류와 동해 연결 구간은 북한과 러시아 접경 지역과 맞닿아 있어 중국의 해상 접근 확대를 위해서는 북·러 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번 공동성명에 해당 문구가 포함된 것은 북한과 함께 두만강 사용 문제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재확인한 것이다.
양국 정상은 또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문제에 관한 양측의 소통과 협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역내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은 동북아 지역 모든 국가와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고립·경제 제재·무력 압박 등의 수단으로 북한의 안보를 위협하는 데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시 주석 방북 과정에서 북·미 대화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서 시 주석 방북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자 “동북아 정세가 지각 변동을 맞고 있다”며 “특히 한반도의 안정·평화·공동 번영을 전략적으로 깊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시 주석 방북이 성사될 경우 북·미 대화가 “당연히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이 논의 테이블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우리의 국격과 국위도 올라가 있다”며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한반도인”이라고 답했다.
다만 중국의 대북 접근 역시 결국 미·중 관계 관리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은 통화에서 “중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 현안은 미·중 관계인데, 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주변 변수는 북한”이라며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원하고 북한이 군사적 여력을 과도하게 확보해 역내 불균형이 심화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9월 시 주석 방미를 앞두고 미·중 관계 안정 차원에서 북한을 적절히 관리하려는 목적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김 소장은 “북·중 밀착에는 북·러 관계가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통해 사실상 동맹 수준으로 진전되는 흐름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할 것”이라며 “시 주석이 방북한다면 양국의 투자나 인적 교류, 경제협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북·중 간 교류 확대 움직임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20일(현지시간) 위성 사진을 분석해 “북한과 중국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북한 측에 세관·출입국 센터를 짓는 공사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압록강대교는 북·중 물류·관광 교류 확대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38노스는 “이달 촬영한 사진에는 지난 1년간 여러 채 건물이 새로 건설됐고, 여러 대의 차량과 사람들이 해당 지역을 오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며 “이 집중적인 노력은 10년 넘게 방치됐던 다리가 마침내 개통돼 더 많은 화물 무역을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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