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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체포영장과 네타냐후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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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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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5년 12월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이 국제형사재판소(ICC) 카림 칸 검사장의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ICC는 우리로 치면 법원과 검찰이 한몸으로, 검사장의 임무는 범죄자를 수사한 뒤 기소함으로써 ICC 재판관들의 심판을 받게 하는 것이다. 영국 국적자로 ICC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체류하는 칸 검사장에게 러시아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직권남용’이다. 2023년 ICC는 칸 검사장의 청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러시아 정부는 문제의 체포영장 청구와 발부가 모두 불법이란 입장이다. 물론 칸 검사장의 신병을 러시아 당국이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궐석 재판으로 진행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ICC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ICC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ICC는 왜 일국의 국가원수인 푸틴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했을까.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가 점령지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강제로 러시아로 데려간 행위가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덕분에 푸틴은 ICC 협약에 가입한 나라들에는 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ICC는 회원국들 정부에 범죄자가 자국에 있는 경우 체포영장 집행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푸틴은 ICC 협약 가입국 방문을 가급적 피하고 있으나 예외도 있다. 2024년 9월 이웃 나라 몽골을 찾은 것이 대표적이다. 몽골은 ICC 회원국임에도 체포영장 집행은커녕 푸틴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아줬다. 몽골 입장에서 핵무기 보유국 대통령을 겨냥한 체포 시도는 핵미사일을 얻어맞을 자충수가 아닐 수 없다.

 

ICC 체포영장에 발이 묶인 정상급 인사가 푸틴 하나뿐인 것은 아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동병상련의 신세다. 중동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교전이 한창이던 2024년 11월 ICC는 네타냐후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가자 지구 민간인 살해가 전쟁 범죄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후 2025년 12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취임 후 처음 이스라엘을 찾았다. 예루살렘에서 네타냐후와 정상회담을 한 메르츠는 베를린 답방을 초청했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 독일이 ICC 협약 가입국임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반면 체포영장 발부 후에도 네타냐후는 미국을 내 집처럼 자유롭게 드나든다. 미국은 ICC란 국제기구의 권능 자체를 부정하는 나라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 청사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 청사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 도중 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구호선이 가자 지구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점을 강력히 성토했다. ICC가 네타냐후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사실을 거론한 이 대통령은 “상당히 많은 유럽 국가가 (네타냐후가) 자국 내로 들어오면 체포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우리도 판단을 해보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한국은 2003년 ICC 협약 가입국이 되었다. 필자가 보기에 네타냐후가 임기 중 한국을 찾을 가능성은 전혀 없는 듯하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선언적 의미를 지닐 뿐이다. 요즘 국제사회 동향을 보면 이스라엘이 ‘외교적 왕따’가 되어가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이 건재한 만큼 당장 이스라엘이 고립무원의 처지가 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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