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만두(가명)는 한 애니멀호더에게서 구조됐다. 함께 살던 많은 친구와 보호소로 옮겨진 만두는 좁은 켄넬에서 3개월을 보냈다. 한 봉사자로 인해 보호소를 나와 위탁처로 옮겨졌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시간을 켄넬 안에서 보냈다. 현재 만두는 다른 위탁처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자유롭게 어울리며 지내고 있다. 물론 ‘가족’을 찾는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만두와 함께 구조된 친구들은 보호소에서 6개월여를 보내다 결국 안락사되었다.
‘동물을 구조했다’는 말은 강력하다. 그 안에는 절박함과 안도, 희망이 들어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올라오는 긴박한 구조 장면에 사람들은 분노하고 응원하며 모금에 동참한다. 갇혀 있던 동물이 밖으로 나오고, 방치되던 동물이 병원으로 옮겨지며, 학대받던 동물이 더 이상 그 자리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분명 소중한 일이다.
그러나 구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카메라가 꺼진 뒤, 그 동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쉽게 잊힌다. 만두의 사례에서 보듯 구조된 동물이 안정된 삶을 영위하기까지의 여정은 길고 멀다. 만두의 친구들처럼 많은 동물은 구조되고도 보호 공간이 없어서, 돌볼 사람이 없어서,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죽거나 ‘살 만한 삶’을 살지 못한다.
구조된 동물에게 필요한 것은 각기 다르다. 어떤 동물에게는 입양 가족이, 어떤 동물에게는 자유가, 어떤 동물에게는 생크추어리처럼 넓고 안정된 공간이 필요할 수 있다. 또 어떤 동물에게는 상처를 회복하고 누군가와 다시 관계 맺는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그 동물이 희망할 법한, 그의 특성에 맞는 삶이 이어질 자리와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구조 이후의 삶을 위한 제도가 꼭 필요하다. 구조된 동물을 위한 모금 시스템, 보호 기관이 적절한 돌봄·치료를 제공하도록 할 방안, 종에 맞는 다양한 보호 공간, 위탁·입양 연계와 의료비 지원 등이 그 예다. 살아남은 동물들의 시간은 또 다른 기다림으로 소모되지 않아야 하며, 다시 ‘잘’ 살아갈 준비를 위한 시간이어야 한다.
박주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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