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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여성 75% “번아웃 경험”…일·가정 병행 부담 절반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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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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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내 번아웃 경험 75.1%
업무 컨디션 소진 상태 69.1%
(사진은 AI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은 AI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

30~40대 직장인 여성 4명 중 3명이 최근 6개월 사이 ‘번아웃’(소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금근로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도 일하는 여성들이 체감하는 소진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리서치·데이터 기업 피앰아이가 가정의 달을 맞아 전국 만 30~49세 직장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일·가정 양립 실태 및 직장 생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1%가 “지난 6개월간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경험 없다”는 응답은 24.9%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여성 임금근로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20만2000개 늘며 남성 증가폭(1만9000개)의 10배를 웃돌았다. 경력단절이 집중됐던 30대 초반 여성의 고용률도 2015년 59.6%에서 2024년 73.5%로 13.9%포인트 상승했다. 일하는 여성 인구가 확대되는 이면에서 현장의 신호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 10명 중 7명 소진 상태…“활기차고 의욕적” 단 2.8%

 

번아웃 경험을 세부적으로 보면 ‘1~2회 경험’이 42.6%로 가장 많았고, ‘3회 이상 반복 경험’(17.2%), ‘현재도 소진 상태 지속’(15.3%)이 뒤를 이었다.

 

현재 업무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서는 ‘다소 피로감을 느끼는 상태’(46.5%)가 가장 많았다. ‘보통 수준’(28.1%), ‘상당히 소진’(19.0%), ‘한계에 다다른 상태’(3.6%) 순으로 10명 중 약 7명(69.1%)이 소진 상태였다.

 

‘매우 활기차고 의욕적’이라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삶과 커리어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역시 ‘보통 이하’ 응답이 62.1%로, 만족한다는 응답(37.9%)을 크게 앞섰다.

 

◆ 번아웃 원인 1위 ‘과중한 업무량’…구조적 고용 불균형도 배경

 

번아웃 배경에는 직장과 가정, 개인 생활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상당히 부담스럽다’(32.4%), ‘매우 부담스럽다’(18.7%)를 합산하면 51.1%로 절반을 넘었다.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는 응답은 14.7%에 그쳤다.

 

번아웃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과중한 업무량 및 시간적 압박’(22.4%)이 1위였다. 이어 △노력에 비해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14.9%) △성장 정체 및 커리어 발전 기회 부족(14.4%) △조직 내 대인관계(11.3%) △일과 사생활 간 경계 붕괴(11.3%) △본인에 대한 높은 기준과 기대(10.4%) △육아 또는 가족 돌봄과의 병행 부담(9.2%) △역할의 불명확성(6.1%) 순이었다.

 

이 같은 인식은 고용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2024년 기준 여성 임금노동자 두 명 중 한 명(50.7%)이 비정규직이며, 여성 비정규직 임금은 남성 정규직의 39.0% 수준에 그친다. 번아웃 원인 2위로 꼽힌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단순한 심리적 박탈감만은 아닐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번아웃 회복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충분한 수면 및 휴식(33.5%)이 꼽혔다.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21.0%) △운동·산책 등 신체 활동(14.0%)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의 대화(8.5%) 순으로, 회복 방식이 관계나 외부 자극보다 개인적 공간과 시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 임원 성장 “현실적으로 어렵다”…커리어 계획 있는 여성은 5.5%뿐

 

소진이 누적되는 가운데 커리어 방향성도 함께 흐려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성실히 노력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응답은 58.3%였지만, 향후 임원급 성장을 ‘굳이 원하지 않는다’(39.8%)거나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35.0%)는 응답이 합산 74.8%에 달했다. 여전히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국내 기업 환경 속에서 성장 욕구가 현실적 기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향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과 돈”…일자리 양과 삶의 질은 다른 속도로 움직였다

 

현재 삶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으로는 충분한 휴식과 금전적 여유가 48.6%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스스로에 대한 수용과 자기 인정(15.9%) △자신을 이해하고 지지해줄 수 있는 관계(14.0%) △조직 문화 및 근무 환경의 개선(11.0%) △커리어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과 목표(10.5%)가 뒤를 이었다.

 

일자리 수에서는 여성이 남성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지만, 여성 비정규직 비율 50.7%·임금 격차 등 고용의 질에서 구조적 불균형이 이어지는 가운데 체감 소진도 함께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조민희 피앰아이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는 직장인 여성들이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누적된 소진 앞에서 성장에 대한 기대와 커리어 방향성을 점차 내려놓고 있는 상태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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