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①6·3 공식 선거운동 시작
21일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각 당 주자들은 이날 0시부터 저마다 민생 현장을 찾아 각계의 고충을 청취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는 광진구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 첫 일정을 소화했다. 정 후보는 택배 노동자들과 함께 소포를 컨베이어 벨트에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 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최기상 서울시당위원장 직무대행 등도 함께했다.
정 후보는 “선거 홍보물, 투표용지가 여기를 통해서 가정으로 전달된다고 한다. 이 자리를 통해서 좋은 소식이 시민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선거 판세를 두고선 “여론조사 상황과 무관하게 아주 박빙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절실하고 진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과 함께 12·3 비상계엄 내란을 척결하고 새로운 민주주의, 밝게 빛나는 희망찬 대한민국을 6월3일에 꼭 배달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오 후보는 상인들과 인사한 뒤 배추를 트럭에 싣는 작업에 동참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덕분에 서울의 경제가 돌아간다는 사실을 우리 서울시민과 함께 공유하면서 선거운동을 시작하고 싶었다”며 “이렇게 서울의 경제를 일궈가시는 분들과 함께 뛰면서 서울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노사 대타협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 중인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를 격려 방문했다. 그는 “양 후보가 왜 이렇게 목숨 거는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국민들께 알리기 위해 여기에서 같이 선거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②김 “단일화 희박”···조 “유권자도 관심 없어”
민주당이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는 촉각을 세우면서도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에는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김용남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고,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는 “유권자들도 단일화에 관심 없다”고 맞대응하는 등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양측의 기싸움이 계속됐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20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혁신당, 진보당과의 단일화와 관련해 구체적 논의는 진행되는 것이 없다”고 했다.
조 총장은 현재 판세를 김 후보 우위로 분석하면서도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가 갑자기 그만두면 판이 어떻게 바뀔지 시뮬레이션을 안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고선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 시) 구도가 바뀔 것이다. 그 점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와 황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보수표가 결집해 선거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유 후보도 YTN 라디오에서 단일화 여지가 있냐는 질문에 “네”라며 “보수의 목소리를 하나로 합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많이 듣고 있다”고 했다. 김·유·조 후보는 각종 지표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백중세를 보인다.
김 후보는 선거 완주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CBS 라디오에 나와 “단일화를 하려면 그야말로 연대의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하는데 선거전에서 조 후보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구태스러운 선거문화”라며 “지금은 (단일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했다.
조 후보도 김어준씨 유튜브에 나와 검사 출신인 김 후보를 겨눠 “금융감독원장 같은 공직은 괜찮은데 검찰개혁 문제에서 보면 곤란하지 않나”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동시에 유화적 제스처도 취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보 성향 5(민주·혁신·진보·사회민주·기본소득)당은 봉우리만 다를 뿐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의 가치를 계승하는 ‘거대한 산맥’이라며 ‘원팀’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후보가 단 한 명도 당선되지 않는 ‘국힘 제로(0)’가 시대정신이라면서 혁신당이 10여곳의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범여권 단일화를 주도한 점도 부각했다. 평택을을 양보하라고 여당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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