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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전 ‘성과급’ 극적 합의, 나눠먹기로 변질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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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파업 유보, 조합원 투표가 관건
실리·명분 잃은 파업 접은 건 다행
노동시장 이중구조 타파도 시급해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성과급 배분을 놓고 어제까지 사흘째 벌인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총파업 1시간 30분을 앞두고 유보됐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유보하고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어제 오전까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막판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 노사 협의에서 극적인 대타협을 이뤄냈다.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가지 않은 건 다행이다.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노조 조합원 잠정 합의안 투표에서 국민이 납득할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노사는 성과급 상한(기본 연봉 50%)은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2∼13% 및 주식 성과급 지급에 합의점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견을 보인 부문별 분배 비율을 놓고 노측은 사측이 제시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몫과 개별 사업부 몫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협상 타결이 끝이 아니다. 국가 경제 차원의 막대한 피해는 막았다지만 우리 사회에 남긴 여파는 막대하다. 이번 타협으로 삼성전자 DS 부문 직원들은 개인적으로 4억∼5억원의 성과급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보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번 협상 타결로 삼성전자만 놓고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는 월등히 벌어진다. 단순한 개인의 능력을 떠나 기업 규모에 따른 대규모 성과급은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대다수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상대적 박탈감만 커질 뿐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논란까지는 아니더라도 잉여 이익을 나누는 데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계 차원에 쏟아지는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도화 요구의 나쁜 선례가 돼서는 더더욱 안된다. 이미 자동차,조선,중공업 등 업계와 하청·협력업체까지 성과급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삼전 사태가 자칫 노동계 하투(夏鬪)의 불쏘시개가 될까 우려스럽다. 무엇보다 미래 투자와 연구개발에 쓰일 이익이 내부 ‘나눠먹기’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국민들이 느낄 허탈감도 걱정이다. 무턱대고 현금으로 떼우는 구시대적 성과배분 대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도입한 근속조건부 주식보상(RSU) 등 합리적이고 치밀한 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무엇보다 직무·성과에 기반한 임금 체계 개편 등 고용 유연성 제고와 사회안전망 강화 등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이번 삼전 사태로 더 시급해졌다. 노조의 현명한 선택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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