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향해선 ‘상생’ 촉구 메시지
이재명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사가 2차 사후조정을 시작한 18일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하며 노사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노정관계를 의식한 듯 삼성전자 파업 관련 공개 메시지를 자제해 왔으나, 노사가 사실상 ‘최후의 담판’에 돌입한 만큼 직접 중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양지만큼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이라며 “과유불급 물극필반(過猶不及 物極必反·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고,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대로 돌아간다)”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같은 글에서 “국민 기본권은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긴급조정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해 자제와 타협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도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해 지탄받으면 다른 노동자들한테도 피해를 준다”고 지적한 바 있어 당시에도 노조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긴급조정 발동 권한을 가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 대통령의 글에 “대통령의 말씀을 잘 새겨 노사 교섭이 국민 경제의 건강한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1980년 5월 광주가 보여준 주먹밥 연대 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오는 오늘”이라는 답글을 남겼다. 김 장관은 그동안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긴급조정 관련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민석 국무총리, 이 대통령까지 긴급조정의 불가피성을 잇따라 언급하면서 권한 발동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사측을 향해서도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한때 제헌 헌법에 노동자의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도 있었다”며 상생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1948년 제정된 제헌헌법 18조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서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가 있다’는 이익 균점권이 명시됐다.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과 함께 사실상 ‘노동 4권’으로서 노동자가 기업의 이윤을 함께 나눌 권리가 보장됐던 것이다. 다만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구체화하는 입법에는 실패했고, 이익 균점권 조항은 1962년 개헌 과정에서 삭제됐다.
이익 균점권이 ‘영업이익 15% 성과급’ 제도화를 요구하는 노조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언급은 노조 입장에도 역사적 정당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짚으며 노동계를 달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에는 과도한 요구를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사측에는 성과 공유와 상생 책임을 주문하는 메시지를 동시에 낸 셈이다. 삼성전자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공급망과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은 만큼, 대통령이 직접 양측에 타협의 명분을 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어 “힘 세다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책임지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하며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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