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로 대북정책 기조 전환
‘담대한 구상’ 빼고 대화·교류 복원
‘남북대화’ 별도의 장 신설해 강조
‘북한이탈주민’ 대신 ‘북향민’ 명칭
‘평화적 두 국가 관계’ 표현 첫 등장
정부, 헌법 배치 논란에 “사실 왜곡”
2025년과 2026년 각각 발행된 통일백서는 비슷한 대외 환경 속에서 발간됐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기조 유지는 모두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그러나 정책 방향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2025 백서는 ‘자유민주주의 기반 통일’을 추구하고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 2026 백서는 남북 간 신뢰 회복과 긴장 완화, 평화공존의 제도화를 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정권 교체에 따른 대북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것이다.
18일 통일부가 공개한 ‘2026 통일백서 : 2025 한반도 평화공존의 기록들’은 이재명정부 출범 후 첫 백서로 정부의 연간 통일·대북정책 추진 현황과 중장기 통일 비전, 정책 방향 등을 담고 있다. 올해 백서는 북핵 불용, 대화를 통한 해결 원칙으로 북한의 변화 유도를 강조한 지난 정부의 통일백서와는 기조와 내용이 크게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대북 접근법이다. 2025 백서는 전년 성과에 대해 “북한의 도발과 우리 재산권 침해 등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함으로써 북한이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노력했다”며 “‘담대한 구상’ 가동을 위한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북한의 핵위협을 억제하고, 핵개발은 단념시키며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총체적 접근(3D) 노력을 전개했다”고 평가했다. ‘담대한 구상’은 윤석열정부가 2022년 제안한 대북정책이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고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나설 경우 경제·정치·군사 분야의 포괄적 지원과 관계 개선 조치를 단계적으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2026 백서는 ‘평화공존’을 우선 목표로 제시한다. 첫 장 제목부터 ‘통일’이 아닌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으로 두고 “정부는 적대와 대결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재정립하는 것을 한반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정립했다”고 썼다.
대화, 교류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됐다. 지난해에는 ‘남북관계 기반 정비’란 마지막 장 아래 남북대화 재개 노력이 포함됐지만, 올해는 ‘남북대화’가 별도로 다섯 번째 장으로 편성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올해 백서 발간사에 이와 관련해 “통일부 조직 개편으로 정부조직법상 통일부의 핵심 기능인 남북대화와 교류협력 기능이 전면 복원됐다”며 “법과 제도 정비를 통해 남북 교류협력의 추진 기반도 재건했다”고 강조했다.
북한 인권 관련 서술 비중은 줄었다. 2025 백서가 ‘북한 인권과 인도적 문제’를 별도 장으로 구성하고 국제사회 공조, 북한인권보고서 발간 등을 핵심 성과로 제시했다면 2026 백서는 사회문화협력 장(章) 안에 ‘남북인권협력 추진’이라는 절(節)을 두는 방식으로 비중이 축소됐다. ‘북한인권’ 용어 사용 빈도도 156회에서 26회로 급감했다. 지난해 부록에 포함됐던 ‘유엔 북한인권결의 채택 현황’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현황’은 뺐다. 지난해 부록의 남북관계 주요 통계에서 가장 먼저 배치됐던 ‘국군포로·납북자·억류자 현황’과 ‘이산가족 현황’은 뒤로 밀렸다. 인권 문제를 대북 압박보다는 남북 협력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2026 백서에는 ‘북한이탈주민’이란 기존 표현 대신 사회통합적 의미를 담은 ‘북향민’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평화적 두 국가 관계’가 처음으로 백서에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2026 백서는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해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 관계’는 남북 간 긴장 완화를 통해 북한이 느끼는 불신과 위협을 완화하고, ‘적대’를 ‘평화’로 전환함으로써 한반도 평화공존을 제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평화’에 방점을 둔 것이지만 ‘두 국가’ 명시 자체가 영토를 한반도 전체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는, 헌법 3조를 위반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해 “서로의 정치적 실체를 존중하며 특수관계임을 받아들였던 역대 정부의 입장을 계승했다”며 “헌법과 배치된다는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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