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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야?"…칸 술렁이게 한 나홍진 '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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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조준…외계인·액션·코미디 버무린 블록버스터
황정민·조인성·정호연 열연…마이클 패스벤더·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외계인役
"이렇게 긴 시간 끝까지 자리를 지키시고 관람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메르시(merci·감사합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노리는 10년 만의 신작 '호프' 상영을 마친 뒤 나홍진 감독이 농담과 겸양이 섞인 한 마디를 전하자 관객들은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호프’ 공식 시사회가 열린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나홍진 감독과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출연진이 관객들의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호프’ 공식 시사회가 열린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나홍진 감독과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출연진이 관객들의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호프'는 17일(현지시간) 밤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상영시간은 2시간 40분으로, 오후 9시 40분에 영화가 시작해 자정을 넘겨 엔딩크레딧이 올라갔다.

나 감독이 언급한 대로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자리를 이탈하는 관객은 거의 없었다.

관객들은 '추격자'(2008)와 '황해'(2011), '곡성'(2016)까지 지금까지 연출한 모든 장편을 칸에서 선보여 온 나홍진 감독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듯 영화의 시작부터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오프닝 크레딧에 나 감독의 이름이 나올 때나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주연 배우들이 영화 속에서 극적인 장면을 연기할 때 등 상영 도중에도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영화 '호프'의 나홍진(왼쪽) 감독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영화 '호프'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 타임을 갖고 있다. AP연합뉴스
영화 '호프'의 나홍진(왼쪽) 감독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영화 '호프'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 타임을 갖고 있다. AP연합뉴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항구마을 '호포항'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가 찾아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작은 참혹한 형상으로 농로에 버려져 있는 소 한 마리였다.

마을 청년 성기(조인성 분)는 사냥을 다녀오다 발톱 자국이 난 채로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소를 발견해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에게 신고한다.

성기와 범석은 잡아먹지도 않을 소를 잔인하게 죽이기만 한 범인을 호랑이로 의심하지만, 오래지 않아 호랑이 정도 스케일의 사건이 아님을 깨닫는다.

마을 곳곳이 아수라장이 됐고, 리어카며 오토바이, 자동차까지 우습다는 듯이 여기저기에 던져져 있었기 때문. 곧이어 외계인이나 공룡의 포효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 괴성이 뿜어져 나온다.

마을을 초토화한 뒤에야 모습을 드러낸 외계인과 마을 사람들은 욕설과 경우 없는 농담, 각종 총기와 백마, 흑마, 경찰차, 우주선이 뒤섞인 블록버스터급의 싸움을 벌인다.

배우 정호연(가운데)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영화 '호프' 시사회에 참석해 알리시아 비칸데르(왼쪽), 테일러 러셀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배우 정호연(가운데)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영화 '호프' 시사회에 참석해 알리시아 비칸데르(왼쪽), 테일러 러셀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극장의 감각을 극대화하는 '호프'는 나홍진 감독의 전작과는 장르나 규모, 톤 등 어느 것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외계인의 모습은 영화 '아바타'와 '에일리언', '쥬라기공원' 시리즈나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등 강한 시각적 인상을 남기는 크리쳐(괴수)들을 떠올리게 한다.

같은 외계인이어도 외형과 특징, 질감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고자극의 '보는 맛'을 준다. 각기 색깔이 뚜렷한 외계인 캐릭터들은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모션 캡쳐와 페이셜 캡쳐를 통해 연기했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다.

황정민은 외계인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 전 한 시간가량 이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거의 홀로 이끈다.

조인성은 말 위에 올라타 사냥용 총으로 외계인을 겨누거나, 달리는 말에서 뛰어내려 자동차로 갈아타는 등 비현실적인 수준의 액션을 설득력 있게 소화한다.

순경 성애 역을 맡은 정호연은 중요한 순간에 등장해 외계인을 처치하는 여전사로 분했다. 칸의 관객들은 정호연이 화면에 처음 등장하는 순간 한뜻으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독특한 비주얼과 화려한 액션 못지않게 코미디의 존재감도 강렬하다. 말장난이 섞인 실랑이들과 심각한 상황에서 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능청스러움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아유 세상에,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야?'라는 한 마을 주민의 대사는 관객의 마음을 정확하게 대변해준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 글로벌 첫 시사회가 열린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 앞에서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티켓을 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 글로벌 첫 시사회가 열린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 앞에서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티켓을 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상영이 끝난 뒤 만난 칸의 관객들은 충격과 놀라움, 호불호가 엇갈린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영국 런던에서 온 샬럿 더블린은 "매우 강렬한 영화고, 보는 내내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예상과 너무 달라 당황스러웠다"는 후기를 전했다.

캐나다에서 온 작가 겸 영화감독 루이스 랙슨은 "액션과 영화의 컨셉이 너무 좋았고, 특히 외계인의 디자인이 독특하고도 현실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배우들이 외계인으로만 나오는 줄 전혀 모르고 봐서 더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인 에밀리 부는 "지금까지 칸영화제에서 본 경쟁부문 초청작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긴 영화지만 지루하지 않고 심장이 계속 뛰었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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