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죽음은 우리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어요. 밤에 아이들에게 읽어줄 이야기가 필요했지만 찾을 수 없었죠. 그래서 그냥 직접 동화책을 썼어요. 그는 여전히 여기에 있어요. 단지 다른 방식으로요. 연결은 중요해요.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이 함께 한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2023년 4월, 미국 유타주의 유명 토크쇼에 출연한 쿠리 리친스(35)는 자신의 동화책 ‘나와 함께 있나요?’(Are You With Me?)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프로그램은 그녀를 “마음을 울린 놀라운 엄마”라고 소개했고, 방송 후 시청자들은 남편을 잃은 슬픔을 극복해 나가는 강한 엄마를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그는 이후에도 팟캐스트 등에 출연하며 ‘슬픔 극복 전문가’ 이미지를 쌓았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방송 출연 한달 만에 그녀는 체포됐다. 남편을 살해한 혐의였다. 쿠리는 살인 그 자체보다, 그 사실을 숨기고 남편을 그리워하는 척 연기한 섬뜩함으로 미국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녀는 책의 헌정사에 “나의 놀라운 남편이자 훌륭한 아버지에게”라고 적기도 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리처드 므라지크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 제3지방법원 판사는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쿠리에게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므라지크 판사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이런 범죄로 유죄 평결을 받은 사람은 너무 위험해 절대 석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쿠리는 2022년 3월 자택에서 남편 에릭 리친스의 칵테일에 치사량의 5배에 달하는 합성 마약 펜타닐을 넣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한 달 전에도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펜타닐을 넣은 샌드위치를 먹였지만 실패한 바 있다.
검찰이 제시한 살해 동기는 보험금과 불륜관계, 두 가지였다. 쿠리는 부동산 투자 사업 실패로 750만 달러(약 110억원)의 빚을 지고 있었고, 남편 몰래 총 200만 달러(약 30억원) 규모의 생명보험 여러 건을 가입했다. 그는 교제 중인 남자친구가 있었으며 그에게 “내가 이혼하면 결혼해줄 거냐”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쿠리가 1년도 더 지나 체포된 것은 혐의 입증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남편이 침실에서 쓰러진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부검 결과에서 펜타닐이 검출됐지만, 수사기관은 에릭이 스스로 약을 복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다. 실제 에릭의 가족들이 “그가 길에서 마약을 산 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초기 타살 입증이 쉽지 않았다. 결국 에릭의 가족이 사립탐정을 고용해 증거를 모아 수사기관에 넘기면서 조사가 본격화됐다.
가정부의 진술은 수사의 방향을 쿠리에게로 돌렸다. 가정부는 쿠리가 자신에게 네 차례 불법 약물 구입을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쿠리의 휴대전화에서는 가정부와의 대화 문자가 대량 삭제된 흔적이 발견됐다. 이어 쿠리의 구글 계정에서 ‘펜타닐 치사량’, ‘누군가 독살되면 사망진단서에 뭐라고 나오나’, ‘FBI가 삭제 문자를 찾을 수 있나’ 등을 검색한 기록이 나왔다.
여기에 그녀가 체포된 뒤 구치소에서 발견된 편지가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편지에는 남편이 스스로 멕시코에서 펜타닐을 구입했다는 허구의 스토리를 만들어 자신의 오빠가 법정에서 증언하게 하려던 계획이 담겨 있었다. 쿠리는 “멕시코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쓰고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법원은 이를 위증 교사 시도로 판단했다.
직접 증거는 없었지만 이러한 정황증거가 촘촘하게 쌓였고, 결국 배심원단은 단 3시간 만에 전원 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쿠리는 이날 선고에 앞서 세 아들에게 “아빠가 살해당했다고, 내가 아빠를 너희에게서 빼앗아 갔다고 생각하도록 영향을 받겠지만 완전히 틀린 생각이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녀들은 어머니가 정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엄벌을 호소했다. 쿠리의 둘째 아들은 심리 치료사가 대독한 진술서를 통해 “당신은 나와 나의 형제에게 한 일에 대해 한 번도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당신이 다시는 누구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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