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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노조 ‘성과급 제도화’ 요지부동… 김정관 “파업 땐 긴급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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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반진욱·이지민 기자, 세종=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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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대화 거부… 막판 타결도 희박
사측 ‘생산량 축소’ 비상경영 돌입
중노위, 내일 사후조정 재개 요청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와 사측은 막판 중재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노조는 기존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협력업체와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까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필요성까지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 장관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삼성전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매출 비중 12.5%, 고용 인원 12만9000여명에 달하는 국가대표 기업”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빨간불 켜진 삼성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일주일 앞둔 14일, 긴장감이 감도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전자 사기와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유희태 기자
빨간불 켜진 삼성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일주일 앞둔 14일, 긴장감이 감도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전자 사기와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유희태 기자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노조는 30일간 모든 쟁위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이다. 김 장관은 “우리 경제에서 삼성전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는 460여만 주주를 비롯해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을 통해 국민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고 썼다.

 

김 장관은 이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한국의 독보적인 성장동력이자 거의 유일한 핵심 전략자산이라고 평가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쟁력을 상실하는 순간 2등이 아니라 생존이 어렵게 돼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파업이 발생한다면 회복 불가능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이퍼 가공에 차질이 생기면 최대 100조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1700여개 협력업체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노사의 조속한 소통 재개를 거듭 당부했다. 김 장관은 “사측은 합당한 보상을 제시하고, 노측은 회사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배분을 요구해 달라”며 “국가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노사가국민들과 수많은 국내외 고객, 그리고 투자자들의 간절한 기대에 부응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 사측은 초읽기에 들어간 총파업을 염두하고 감산까지 검토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향후 있을지 모를 공정 중단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가동률을 낮추는 ‘웜다운’ 작업에 착수했다. 웜다운은 생산 시설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는 셧다운과 달리 공장을 가동한 채 생산량을 줄이는 비상 체제다.

 

그렇지만 삼성전자 노조는 16일 사후조정 재개를 요청한 중앙노동위의 요청에도 “사측의 전향적 입장이 없는 한 대화는 불가능하다”며 여전히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측도 노조측에 “회사는 노사가 직접 대화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지만 노조는 “(회사측의)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제 폐지, 제도화에 대한 의지가 확인될 경우에만 대화에 임하겠다. 15일 오전 10시까지 (전영현) 대표이사가 직접 답하라”는 내용의 회신을 보냈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쟁점은 성과급 재원과 상한 폐지의 제도화 여부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대한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고 ‘연봉 50%’ 상한 폐지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선 사후조정 과정에선 영업이익 12% 재원이 성과급으로 제시됐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가 340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1조원가량 되는데도 노조는 꿈쩍하지 않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구 부총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재정경제부 제공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구 부총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재정경제부 제공

파업이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진행될 경우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가동 준비에 드는 기간을 합쳐 한 달 가까이 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직접적 손실만 천문학적인 규모로 예상된다. 더 뼈아픈 점은 고객사와의 신뢰 훼손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가격보다 안정적인 공급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삼성전자와 3~5년 규모의 LTA(장기공급계약)를 체결하고 있다. 공급 차질이 발생하는 순간 위약금과 배상 책임이 불거자고, 기술력 격차가 크지 않은 일반 D램 제품은 경쟁사에 물량을 뺏길 수도 있다.

 

구윤철 부총리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한목소리로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되며 노사 간의 원칙 있는 협상을 통해 문제가 신속하게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민주주의는 대화의 힘을 믿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노동자 없는 기업 없고, 회사 망하라고 설립된 노조 없다”며 “내 경험으로 파업만큼 어려운 것은 교섭이었다. 파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결국교섭으로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정당한 쟁의권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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