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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약탈금융’ 비판에… 금융사들, 20년 넘은 카드연체 채권 일제히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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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아 선임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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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초 카드대란 사태 때 갚지 못한 장기연체 대출을 장기추심해온 주요 금융사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원시적 약탈금융’이라는 질책에 앞다퉈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장기연체 채무를 처리하기 위한 민간 배드뱅크인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는 청산 절차를 밟는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상록수 관련회사 9곳을 전원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상록수는 주요 은행·카드사들이 2003년 카드대란 때 연체 채무를 처리하기 위해 공동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1금융권이 지분 약 70%를 들고 있다. 신한카드(30%), 하나은행(10%), IBK기업은행(10%), 우리카드(10%), 국민은행(5.3%), 국민카드(4.7%)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이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새도약기금을 만들었음에도 이들 금융사가 상록수의 장기연체 채권을 바로 넘기지 않으면서 문제가 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달 중순 상록수에 매각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면서 지난달 말까지 회신을 요청했다. 

 

그러나 출자사들이 지난달 28일 사원(금융사) 총회에서 행정 절차 등을 들어 보류 의견을 다수 제시해 승인 결정이 나지 않았다. 상록수의 업무수탁자는 산업은행이고 자산관리는 NH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산업은행이 사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결집하고 NH투자증권이 자산 매각 결정과 관련된 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당시 일부 출자사가 매각에 동의하려면 이사회 의결까지 거쳐야하는데 현황 정리 등을 위해 추가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며 보류 의견을 냈다.

 

상록수가 정부의 ‘서민 빚 탕감’ 정책인 새도약기금에 참여하지 않아 관련 채무자들이 빚 탕감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담은 기사가 나오자 이재명 대통령은 X에 이를 첨부하며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대통령의 비판에 신한카드·우리카드·KB국민은행·하나은행·IBK기업은행이 일제히 상상록수의 장기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열린 금융위 회의에서는 사실상 상록수 청산이 결정됐다. 회의에는 상록수 사원인 하나은행, 국민은행, 중소기업은행,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유에셋대부, 카노인베스트먼트, 나이스제삼차 등이 참여했다. 상록수 사원 전원은 보유 대상 채권을 최단시일 내 새도약기금에 일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새도약기금의 매입 대상은 금융사가 보유한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의 연체 채권이다.

 

더 나아가 새도약기금 대상 채권 외 잔여 채권도 가능한 빠른 시일 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하기로 뜻을 모았다. 상록수 설립 후 23년만에 사실상 청산 절차를 밟는 셈이다.

 

이번 청산으로 채권액 8450억에 해당하는 약 11만명의 장기연체 채무자가 장기추심에서 벗어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록수처럼 유동화회사 형태로 장기연체채권을보유한 회사도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X에 “금융위가 국무회의 이후 신속하게 움직였지만 23년을 견뎌낸 분들께는 너무 늦었다”며 “앞으로 포용금융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경제적 어려움 속에 놓인 차주들의 상황을 더 일찍 헤아리지 못한 점을 깊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채권 전액 매각을 결정했고 앞으로 포용금융의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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