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그제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이 정치권에 거센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22대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를 앞두고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투표 인증을 한 지지자의 글을 대통령이 직접 공유한 것이다. 해당 글은 지지자가 조 의원 이외에는 투표할 후보가 없다고 하자, 이 대통령이 권리당원 선호투표제의 취지를 설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국회의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게시물을 전파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청와대는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할지 모르나, 게시물이 올라온 시점을 보면 이에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이 글을 공유한 시각은 권리당원 투표 마감을 불과 2시간여 앞둔 시점이었다. 투표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골든타임’에 맞춰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이 때문에 조 의원에게 이른바 ‘명심(明心·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음을 당원들에게 각인시키려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조 의원은 이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지냈고, 지난 연말에는 대통령 정무특보로 기용된 적이 있는 친명 핵심 인사다. 당시 조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 도전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온 터라 대통령 정무특보 기용은 ‘명심’ 지원 차원이라는 눈총을 받았다. 이번에도 ‘명심은 조 의원에게 있다’는 말이 나왔다. 그런 인사가 출마한 선거에 대통령이 직접 SNS를 통해 힘을 실어준 모양새가 되었으니, 국민의힘이 “국회의장 선거 개입이자 노골적인 당무 개입”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민주당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이 국회의장 후보 지원 논란을 자초하는 사태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할 입법부 수장 선출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하려 든다면, 입법부의 독립성은 근본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국회의장 후보로 나선 세 명은 한결같이 여당 편향의 국회 운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당 대표 선거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띄운 바 있다. 반복되는 논란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대통령이 SNS를 공정성 시비를 부르는 정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기도 하다. 선거와 당무에 개입하는 일이 더는 반복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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