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생산자물가 상승률 4년래 최고
지난달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환율이 치솟으면서 국내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31.9% 올랐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생산자물가지수도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다소 진정됐지만 누적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4월 생산자물가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2월보다 31.9% 올라 1997년 12월(57.7%) 이후 28년3개월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석탄·석유제품 가격은 올해 1월 3.8% 하락 후 2월 4% 상승하는 등 지난해부터 한 자릿수로 오르내리다가 지난달에는 30% 넘게 급등했다. 원유가 원재료인 화학제품도 전달보다 6.7% 올랐다.
석탄·석유제품, 화학 제품, 반도체 가격 등이 뛰면서 생산자물가지수(잠정)도 125.24(2020년 수준 100)로, 전월(123.28)보다 1.6%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4월(1.6%)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 가격변동을 측정하는데 올해 890개 품목이 조사 대상이다. 수입품 가격은 포함되지 않는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전이된다. 품목의 성격에 따라 바로 가격에 반영되기도 하나 3∼4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밀어올리기도 한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4월 들어서 현재까지 평균 유가는 전월 평균보다 하락했지만 3월 이전 상승했던 원자재 가격의 영향이 점차 파급될 것”이라며 “이는 생산자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이란 종전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서 앞으로의 흐름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생산자물가가 7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했고, 3월에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소비자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세부 품목 가격을 보면 나프타(68.0%), 경유(20.8%), 에틸렌(60.5%), 자일렌(33.5%) 등이 급등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컴퓨터기억장치(101.4%), D램(18.9%)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3.3%,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0.1% 각각 하락했고 서비스는 보합이었다.
국내 생산분 외에 국내에 수입되는 상품·서비스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2.3% 상승했다. 국내 출하분과 수출품을 합산해 국내생산품의 가격 변동을 파악하는 3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4.7%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이 3.0% 내렸으나 공산품이 7.9%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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