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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구분 끝났다…AI를 ‘부리는’ 자와 ‘밀리는’ 자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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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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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관련성 없던 업계도 ‘AI 기술’ 우대
재정경제부는 왜 ‘웍스피어’ 방문했나
현장과 ‘시차’ 줄이고 입체 데이터 확보

‘인공지능(AI) 기술을 리테일 서비스와 공간, 콘텐츠 등으로 연결한다.’

 

한 번에 해석되지 않을 만큼 생소한 이 직무는 최근 한 패션 기업이 ‘AI 리서치 담당자’를 모집하며 내건 실제 공고의 한 대목이다.

 

이 기업은 패션이나 리테일 전공자가 아닌 AI 기술을 실제 공간과 서비스에 녹여낼 줄 아는 인재를 찾고 있다. 통상적인 개발자의 개념을 넘어 다른 업무 영역에서 AI라는 도구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핵심 가치로 두는 셈이다.

 

22일 HR 업계에 따르면 과거 시스템 개발사에 국한됐던 AI 채용 열풍은 이제 산업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로 생성
22일 HR 업계에 따르면 과거 시스템 개발사에 국한됐던 AI 채용 열풍은 이제 산업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로 생성

 

22일 HR 업계에 따르면 과거 시스템 개발사에 국한됐던 AI 채용 열풍은 이제 산업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 웍스피어가 운영하는 잡코리아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AI 키워드를 포함한 채용 공고는 5년 전보다 112% 급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입직 AI 직무 공고가 같은 기간 162%나 폭증했다는 사실이다. 거스를 수 없는 기술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미래 인재 확보를 위해 채용의 첫 단추부터 AI 활용 역량을 최우선 잣대로 삼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직무별 비중을 보면 AI 서비스 개발자(18.1%)와 AI·ML 엔지니어(17.9%)가 여전히 높지만, AI 기획자(13.8%)의 부상도 눈에 띈다. 특정 기술 개발에 매몰되지 않고, AI를 사업 전략과 연결하는 복합적 직무 능력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또 다른 패션 기업은 ‘AI 콘텐츠 마케터’를 채용하며 생성형 AI 도구 활용 능력을 필수 지원 자격으로 명시했다. 글을 잘 쓰는 마케터보다 AI와 대화하며 영상과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뽑아내는 ‘AI 조련사’가 더 높은 대접을 받는 셈이다.

 

게임 개발사도 최신 AI 모델을 실무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인력을 우대하며 채용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구직자들에게도 전이돼 지난 3월 기준 잡코리아 내에서의 AI 관련 공고 지원 수는 전월 대비 36%나 가파르게 상승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제 AI 관련 직무를 별도로 구분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마케팅, 기획, 인사, 운영 등 이른바 ‘비개발 직무’에서도 AI 활용 역량을 요구하는 사례가 보편화되면서 모든 일자리의 성격이 변한다는 얘기다.

 

다만, 핵심은 특정 직무의 수요 급증이 아니라 전반적인 노동 시장 안에서 일어나는 ‘역량의 재정의’다. 과거에는 AI 등과 관련 없던 영역에서도 AI 연관 기술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점점 커진다는 의미다.

 

재정경제부 민생경제국이 지난 17일 웍스피어 본사를 방문해 AI 확산에 따른 채용시장 변화와 정책 시사점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웍스피어 제공
재정경제부 민생경제국이 지난 17일 웍스피어 본사를 방문해 AI 확산에 따른 채용시장 변화와 정책 시사점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웍스피어 제공

 

정부도 이러한 채용시장의 대전환을 예의주시하며 정책 대응의 고삐를 죄고 있다.

 

재정경제부 민생경제국은 지난 17일 웍스피어 본사를 방문해 실시간 채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노동 시장 점검 간담회를 진행했다.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민생경제국이 일자리 정책 실무진과 함께 현장을 찾은 것은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의 의지로 읽힌다. 정부는 채용 플랫폼의 방대한 데이터를 정책 수립 과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부 기관이 직접 민간 채용 플랫폼의 문을 두드린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후 통계 대신 회원 약 2900만명의 움직임이 담긴 ‘고빈도 데이터’를 확보해 정책과 현장 사이의 시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웍스피어는 통계청의 경제·사회 지표 모델 ‘나우캐스트’에 데이터를 제공하며 공공 통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따라서 이번 방문은 이러한 협력을 보다 구체화하고, 급변하는 AI 시대의 고용 안전판을 만들기 위한 민관 거버넌스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웍스피어 관계자는 “채용시장 변화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 기존 공공 통계만으로는 현장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재정경제부의 방문은 현장과의 시차를 줄이고 보다 입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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