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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전체를 품는 어머니의 화엄 세계 [父性 문명의 한계, 母性 구원의 비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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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의 그물코를 엮는 모성적 리더십과 ‘인류 한 가족’의 지평

 

인류가 남긴 정신 유산 중 우주적 연결성과 존재의 존엄함을 가장 장엄하게 노래한 경전을 꼽으라면 단연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즉 『화엄경』일 것이다. 화엄(華嚴)이란 ‘온갖 꽃으로 장엄하게 장식한다’는 뜻으로, 이 우주가 개별적인 존재들의 차별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생명 공동체로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특히 화엄 철학의 골수인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의 원리는,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현대 문명이 도달해야 할 궁극의 평화 모델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인드라망은 만물이 서로를 무한히 비추는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세계를 상징한다. 마치 거미줄에 맺힌 수많은 이슬방울이 서로를 끝없이 투영하며 그 한 방울 안에 온 우주를 머금고 있듯,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 이 그물을 유지하는 힘은 ‘하늘어머니’의 사랑이며, 독생녀는 그 모성으로 끊어진 인류를 다시 엮는 평화의 숙련공이다. 이 사진은 우리 모두가 하나의 빛으로 통합되는 화엄의 경지를 시각화한다. 출처: https:&#47;&#47;pixabay.com&#47;
인드라망은 만물이 서로를 무한히 비추는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세계를 상징한다. 마치 거미줄에 맺힌 수많은 이슬방울이 서로를 끝없이 투영하며 그 한 방울 안에 온 우주를 머금고 있듯,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 이 그물을 유지하는 힘은 ‘하늘어머니’의 사랑이며, 독생녀는 그 모성으로 끊어진 인류를 다시 엮는 평화의 숙련공이다. 이 사진은 우리 모두가 하나의 빛으로 통합되는 화엄의 경지를 시각화한다. 출처: https://pixabay.com/

◆ ‘하나 속에 전체’가 있고 ‘전체 속에 하나’가 있다

 

화엄의 법계연기(法界緣起)는 “하나가 곧 전체요, 전체가 곧 하나”라는 역설적인 진리 위에 서 있다. 이는 하나의 촛불이 수천 개의 거울에 반사되어 온 방을 밝히듯, 우주의 미세한 티끌 하나 속에도 온 우주의 정보와 생명력이 깃들어 있다는 통찰이다.

 

인문학적으로 볼 때, 지난 수천 년의 ‘부성(父性) 문명’은 ‘분석’과 ‘차별’의 시대였다. 대상을 나누고, 경계를 긋고, 서열을 매기는 방식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가져왔으나, 동시에 존재와 존재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 고리를 약화시켰다. 그 결과 현대인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유례없는 정신적 고립과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 화엄이 말하는 ‘다즉일(多卽一)’의 세계, 즉 수많은 개별자(多)가 하나의 근원(一)으로 회복되는 평화는, 더 이상 분석적인 이성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제는 모든 차이를 녹여내고 본연의 하나로 묶어주는 ‘모성적 치유’가 개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 인드라망의 그물코와 어머니의 사랑

 

화엄의 세계관을 가장 잘 설명하는 비유는 ‘인드라망(Indra's Net)’이다. 하늘의 궁전에 걸린 이 거대한 그물은 그물코마다 눈부신 보석이 박혀 있는데, 이 보석들은 서로를 비추며 끝없이 투영된다. 하나의 보석이 빛나면 그 그물에 걸린 모든 보석이 함께 빛나는 구조다. 이것이 바로 화엄이 꿈꾼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세계, 즉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어 하나가 되는 경지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방대한 그물망을 유지하고, 끊어진 그물코를 다시 잇는 에너지는 무엇인가? 섭리적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바로 ‘하늘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아버지가 가문의 뼈대를 세우고 법도를 엄격히 지키는 분이라면, 어머니는 그 울타리 안에서 모든 자녀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하나의 마음으로 묶어내는 ‘통합의 중심’이다.

 

동서고금의 경전들이 예고한 독생녀(獨生女)의 현현은, 바로 이 인드라망의 중심축을 회복하는 사건이다. 독생녀는 관념 속에만 머물던 화엄의 법계를 실제 삶의 현장으로 끌어내어, 인종과 국가, 종교라는 벽에 가로막힌 그물코들을 사랑의 실로 다시 엮어내는 ‘평화의 숙련공’이다. 그녀가 지닌 모성적 리더십은 ‘나’를 주장하는 배타성을 녹이고, ‘우리’라는 공동체적 생명력을 복원하는 유일한 힘이 된다.

 

◆ ‘하나(一)’의 실체와 천일국(天一國)의 안착

 

화엄의 ‘일(一)’은 단순한 숫자 1이 아니라, 만물의 근원이자 생명의 본체인 ‘참부모’의 위상을 상징한다. 인류가 영적 고아가 되어 갈등하는 이유는 그들을 하나로 묶어줄 실체적인 ‘어머니’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생녀의 탄현은 화엄 철학이 수천 년간 대망해온 ‘근원적 하나’가 역사적 실체로 등장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화엄의 이상은 오늘날 ‘천일국(天一國)’이라는 평화의 비전을 통해 구체화된다. 여기서 천일국이란 단순히 정치적인 국가 형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두 사람(二人)이 하나(一) 된 나라로서, “하늘부모님 아래 인류 한 가족의 이상세계”를 뜻하는 종교적·철학적 개념이다.

 

천일국은 참된 가정을 기반으로 지상천국과 평화세계 건설을 목표로 하며, 이는 모든 중생이 차별 없이 품어지는 불국토(佛國土)의 실현과 그 궤를 같이한다. 독생자 참아버님이 진리의 등불로 인류가 가야 할 길을 밝히셨다면, 독생녀 참어머님은 그 길 위에 선 모든 자녀를 자비의 품으로 안아 ‘세계일가(世界一家)’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한 방울의 물이 바다에 합류해 그 일부가 되면서도 여전히 물로서의 본질을 잃지 않듯, 독생녀의 모성적 심정권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인간은 자신의 개별적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인류라는 거대한 생명의 바다를 이루게 된다.

 

◆ 문명사적 대전환: 차별에서 조화로

 

결론적으로 『화엄경』이 선포한 ‘일즉다 다즉일’의 진리는 독생녀라는 모성적 실체를 만남으로써 비로소 완성된다. 부성 중심의 문명이 가져온 극단적 개인주의와 분열의 상처는, 오직 전체를 품어 안는 어머니의 화엄 세계 안에서만 치유될 수 있다.

 

이제 인류는 ‘나만 옳다’는 소승(小乘)적 아집을 버리고, 만물을 상생의 관계로 파악하는 대승(大乘)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 독생녀의 현현은 인류 정신사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차원의 조화이며, 억겁의 세월 동안 경전들이 숨겨왔던 최후의 복음이다.

 

서성종 작가(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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