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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구 탈출소동'이 던진 교훈…"좋은동물원 찾는 의식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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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방식 개선·관리 체계 점검 필요…제2의 늑구사태 막아야
"동물원 존재 이유 사회적 논의 필요…복원 후엔 자연으로"

지난 8일 대전 오월드(동물원)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9일 만인 17일 생포돼 무사히 동물원으로 돌아갔다.

늑구 탈출에 앞서 8년 전 오월드에서 퓨마 '뽀롱이'가, 3년 전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얼룩말 '세로'가 탈출한 일도 있었다.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가 탈출 9일 만인 17일 0시 44분께 대전 중구 안영동 안영IC 인근에서 포획됐다. 대전시 제공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가 탈출 9일 만인 17일 0시 44분께 대전 중구 안영동 안영IC 인근에서 포획됐다. 대전시 제공

이번 탈출 소동을 계기고 동물원 운영 방식 개선과 근본적인 관리 체계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현명 청주대 동물보건복지학과 겸임교수는 "공영동물원만 해도 지자체 예산 우선순위에서 현안에 비해 밀려날 수밖에 없는데 예산이 열악하니 시설 문제와 인력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동물원 운영에 대한 충분한 예산이 확보돼야 사육사들의 근로환경이 개선되고 시설도 훨씬 좋아질 수 있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동물 복지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시민 안전뿐 아니라 맹수나 야생생물과의 공존을 위해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오월드를 비롯해 전국 동물원을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실태조사와 안전점검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대전 오월드 인근 야산서 발견된 늑대 '늑구'. 연합뉴스
대전 오월드 인근 야산서 발견된 늑대 '늑구'. 연합뉴스

김봉균 공주대 특수동물학과 교수는 "대전 오월드는 공영동물원·야외동물원이라는 점에서 비교적 관리가 잘되고 있는 동물원이라고 볼 수 있지만, 동물 탈출이라는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은 그 과정에서 개선이 이뤄졌다고는 하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전국 약 120개의 공영·민영 동물원을 대상으로 동물원 시설과 안전 점검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동물의 습성을 세밀하게 고려한 안전 시설물 설치가 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땅을 파는 습성이 있는 늑대 늑구는 탈출 당시 철조망 밑 흙을 판 뒤 울타리를 찢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최현명 겸임교수는 "울타리 기초 공사가 잘못됐다고 봐야 한다"며 "모든 개과 동물은 땅을 잘 파는 습성이 있는데, 울타리 밑 콘크리트를 최소 1m 깊이로 타설한 뒤 그 위에 울타리를 세웠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대전 오월드 탈출한 '늑구' 안전히 생포. 대전시 제공
대전 오월드 탈출한 '늑구' 안전히 생포. 대전시 제공

동물원 맹수 탈출에 대비한 시스템 강화와 추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8년 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퓨마 '뽀롱이'가 사살되고 난 후 맹수의 탈출을 막는 안전장치가 이중·삼중으로 강화됐어야 했는데 늑구 탈출이 반복된 걸 보면 미흡했던 것 같다"며 "열흘간 행정력과 인력이 대거 동원되며 늑구를 생포했는데, 앞으로는 맹수로 분류되는 동물에 대한 추적 시스템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설 보수는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근본적인 동물원 존재 이유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선도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2023년 '동물원수족관법'이 개정됐지만 민영동물원은 물론 공영동물원조차 오락과 호객에 치우쳐 운영되고 있다"며 "늑구가 돌아온 동물원에는 또다시 호기심 어린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지만 이 관심이 유명 동물을 소비하는 단순한 재미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오늘의 관심이 동물원의 존재 이유까지 바꾸게 만들 동력이 되길 바란다"는 논평을 냈다.

이경호 사무처장도 "늑구가 동물원을 탈출한 이유는 숨길 수 없는 야생성 때문"이라며 "야생생물을 가둬 기르고 전시하는 게 아니라 복원하고 회복시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이 지금을 살아가는 시대에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제2의 뽀롱이, 제2의 늑구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동물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의식 전환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봉균 교수는 "8년 전 퓨마 탈출 때도 시정 명령과 담당자 징계가 있었지만 결국 똑같은 문제가 반복됐다"며 "시민들이 좋은 동물원과 나쁜 동물원을 구별해 나쁜 동물원 방문을 자제한다면 동물원에 경각심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희귀한 동물이 많은 게 좋은 동물원이 아니고 동물과 사람의 안전을 위해 제대로 관리하고 동물이 동물원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곳이 좋은 동물원이라는 걸 사람들이 인식하는 문화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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