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흔히 쓰이는 격언 중 하나가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아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끝까지 최선을 다 하라는 의미다.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인 뉴욕 양키스의 레전드 포수인 고(故) 요기 베라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1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경기에서는 9회말 2아웃도 아니고, 1아웃 상황에서 사령탑이 승부를 포기한 듯한 행동을 보여 한화 팬들의 ‘팬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황이다.
사연은 이랬다. 한화가 1-6으로 뒤진 9회말 1아웃 주자 없는 상황. 한화의 중심타자 채은성이 1B-2S에서 삼성 우완 불펜 최지광의 커브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으로 타구를 날렸다. 삼성 중견수 김지찬이 달려들어 타구를 잡았다. 채은성은 김지찬이 공을 곧바로 잡은 게 아니라 원바운드된 공을 잡은 것 아니냐는 제스처를 취하며 더그아웃에 비디오 판독 신청을 해달라는 시그널을 보냈다. 더그아웃에서도 판독을 의미하는 네모를 그리는 선수들의 모습도 있었다.
그러나 한화 벤치의 반응은 묵묵부답이었다. 중계 카메라의 느린 화면으로 본 결과 김지찬은 공을 곧바로 잡은 게 아니라 원바운드된 공을 잡은 것이었다. 비디오 판독을 했다면 9회말 2아웃이 아닌 9회말 1아웃에 주자 1루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한화 벤치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수건을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27개의 아웃카운트를 당할 때까지 최선을 다 하는 게 프로의 임무이지만, 김경문 감독은 그 책임을 저버린 셈이다.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해야 할까.
채은성은 한화 벤치의 이해할 수 없는 운영에 안타 1개를 뺏기고 말았다. 프로 선수에게 안타 1개가 갖는 가치가 얼마나 큰가. 안타 1개에 따라 시즌 타율이 2할이냐, 3할이냐가 결정될 수도 있다.
개인 기록 차원을 넘어서서, 이번 비디오 판독 미신청은 한화 벤치가 연패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확대해석할 수 있다. 후속타자 이도윤이 삼진을 당하면서 한화는 1-6으로 패하며 6연패의 늪에 빠졌다. 시즌 성적은 어느덧 6승10패가 되며 공동 7위까지 내려앉은 한화다.
삼성과의 주중 3연전에서 김경문 감독은 경기 운영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주중 3연전 첫 경기엔 5-1로 앞선 8회 2사 1,2루에 마무리 김서현을 올렸다가 김서현이 4사구 7개를 내주는 최악의 제구를 보이는 데도 그대로 마운드에 방치했다가 5-6으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김서현뿐만 아니라 한화 마운드가 이날 내준 4사구는 무려 18개. 김경문 감독의 방만한 마운드 운영 덕분에 삼성은 적시타 하나 없이 6점을 뽑으며 승리를 당했다.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실책 3개가 나오면서 내준 점수 6점 중 자책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어느덧 한화는 실책 22개로 리그 최다 1위다.
한화에는 위기 상황을 위력투로 타개시켜줄 ‘폰와 듀오’(폰세-와이스)가 더 이상 없다. 김범수(KIA), 한승혁(KT)의 이적으로 불펜 공백도 커졌다. 필승조와 마무리 역할을 해줘야할 정우주, 박상원, 김서현은 이미 무너져서 신뢰를 주기 어려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는 17일부터 롯데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부산 원정에서 위닝 시리즈 이상을 거둬야만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 그런데 사령탑부터가 경기가 끝나기 전에 이미 수건을 던진 모양새이니, 선수단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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