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엄마 사랑해” 두 번 말하고 떠난 서른살 선재…7명에게 새 삶 선물했다

관련이슈 이슈플러스

입력 : 수정 :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지탱해온 서른살 청년 오선재 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수술 후 잠시 의식을 되찾아 어머니에게 남긴 말은 “사랑해”였다. 아들의 기증 현장에서 어머니 역시 기증 희망 등록을 마치며 아들이 못다 한 나눔의 길을 함께 걷기로 했다.

 

“엄마, 사랑해”…마지막 순간까지 가족을 생각했던 故 오선재 씨의 생전 단정한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엄마, 사랑해”…마지막 순간까지 가족을 생각했던 故 오선재 씨의 생전 단정한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전남 광양에서 2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난 오 씨는 어린 시절부터 집안의 기둥이었다.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읜 뒤 일에 지쳐 귀가한 어머니를 위해 직접 식사를 차리고 동생들을 살뜰히 챙겼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용돈을 벌었고 배달, 화물차 운전, 보험설계사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성실히 삶을 일궈왔다. 재작년 정직원으로 입사한 뒤 어머니에게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으니 걱정 마라, 나중에 꼭 집을 사주겠다”고 약속하던 효자였다. 보험설계사로 일할 때는 고객의 작은 문의 하나에도 밤낮없이 달려갔고 화물차 운전대를 잡을 때도 어머니와 동생들의 앞날을 생각하며 피로를 견뎌냈다. 주변 친구들은 그를 ‘자신보다 가족의 삶을 먼저 설계하던 청년’으로 기억했다.

 

비극은 지난 1월18일 식당에서 일어난 불의의 사고에서 시작됐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진 오 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수술 직후 기적처럼 잠시 의식을 회복한 오 씨는 어머니 최라윤 씨를 향해 “사랑해”라고 두 번 말한 뒤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상태는 급격히 악화했고 결국 뇌사 판정이 내려졌다. 어머니 최 씨는 “그냥 떠나면 의미가 없으니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겠다”던 아들의 평소 뜻을 존중해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7명의 몸속에서 다시 숨 쉬게 된 오 씨의 미소. 숭고한 나눔의 뜻은 영원히 남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7명의 몸속에서 다시 숨 쉬게 된 오 씨의 미소. 숭고한 나눔의 뜻은 영원히 남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오 씨가 남긴 심장과 폐, 간, 양측 신장과 안구는 전국 각지에서 기적을 기다리던 7명의 환자에게 이식됐다. 누군가는 다시 숨을 쉬고 누군가는 세상을 다시 보게 됐다. 특히 어머니 최 씨는 아들의 기증 동의서에 서명하던 날 본인 역시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마쳤다. 아들의 일부라도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자 아들과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어머니 최 씨는 기증원과의 인터뷰에서 “선재야 너무 보고 싶어, 엄마 아들로 다시 와줬으면 좋겠어”라며 오열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오피니언

포토

정수정 '완벽한 미모'
  • 정수정 '완벽한 미모'
  • 하츠투하츠 이안 '눈부신 미모'
  • [포토] 하츠투하츠 카르멘 '상큼 발랄'
  • 채원빈 '깜찍한 손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