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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살리고 싶으면…” 이란 女축구 주장, 자산압류 해제 뒤 숨은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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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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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철회하자 ‘자산압류’ 전격 해제
일각서 “자유와 가족의 안위 맞바꾼 거래” 비판도
6일 만에 꺾인 망명…자산은 돌아왔으나 자유는 저당 잡혔다?

자유를 향한 질주는 90분을 채우지 못했다. 호주 아시안컵 현장에서 망명을 신청하며 전 세계를 숨죽이게 했던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 자흐라 간바리. 그녀가 고국으로 돌아온 지 한 달여 만에 이란 사법당국은 그녀의 묶였던 자산을 전격 해제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제 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표면적으로는 ‘무죄 판결’에 따른 조치지만, 그 이면에는 국가가 개인의 신념을 가족과 자산으로 굴복시킨 ‘잔혹한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면서다.

 

서남아시아 대표 매체 ‘알자지라’는 13일(현지시간) 이란 사법당국이 여자 대표팀 주장 자흐라 간바리의 자산 압류를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반전은 망명 신청 직후 테헤란에서 시작됐다. 이란 정보기관이 망명을 선언한 선수들의 가족을 즉각 소환해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시드니 현지로 전해진 것이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가족의 안위와 자산을 무기로 선수들을 압박하는 전형적인 ‘인질극’ 수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남아시아 대표 매체 ‘알자지라’는 13일(현지시간) 이란 사법당국이 여자 대표팀 주장 자흐라 간바리의 자산 압류를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서남아시아 대표 매체 ‘알자지라’는 13일(현지시간) 이란 사법당국이 여자 대표팀 주장 자흐라 간바리의 자산 압류를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실제로 망명 신청 직후 치러진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선수들의 태도는 기괴할 정도로 180도 바뀌었다. 첫 경기에서 침묵으로 저항하던 선수들은 돌연 목청 높여 국가를 불렀고, 카메라를 향해 거수경례까지 했다. 90분 경기보다 잔인한 심리적 압박 속에 결국 간바리를 포함한 5명은 망명 6일 만에 신청을 철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장관은 이들이 처했던 극한의 상황을 두고 “믿기 힘들 만큼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란 사법당국은 현지 매체를 통해 “행동 변화에 따른 무죄 선언 이후 법원 결정으로 자산이 반환됐다”고 밝혔다. 이는 망명 철회와 본국 복귀에 대한 ‘보상적 조치’다. 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번 사태를 “미국과 호주 프로젝트의 치욕적 실패이자 도널드 트럼프의 또 다른 패배”라고 치켜세우며 정치적 승리를 선언했다.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 또한 “호주가 우리 소녀들을 인질로 잡으려 했다”며 오히려 서방 세계를 비난하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결국 간바리와 대표팀이 테헤란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망명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이전과 같을 수 없다. 자산 압류 해제라는 이름의 보상은 역설적으로 이들이 국가의 철저한 통제권 안으로 다시 편입됐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기장에서의 침묵을 깨고 억지 국가를 불러야 했던 선수들에게 이제 그라운드는 꿈의 무대가 아닌, 가족의 안위와 자신의 신념을 맞바꾼 위태로운 삶의 터전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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