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데가 있다며 붕어찜집으로 데려갔다
비려요 이런 것은
비립니다 말을 못하고
뼈째 붕어 먹는다 말을 못하고
붕어 먹는다 그때부터 뻐끔뻐끔 입술 오므리며
살기 위하여 붕어 먹는다 살이 좋다며
무엇이 비리냐고 물으며 그는 젊을 적 이야기며
낚시터에서 이야기며 탕비실 이야기며
했던 이야기며 안 했던 이야기며
붉어진 입술로 한다 붕어가 괜히
붕어가 아니지
붕어찜집에서 비린 것을 입에 욱여넣고
민물고기가 싫다 나는
민물고기가 싫고 네가 싫고
붕어 같은 것은 먹기 싫고
가시 바르는 것도 싫고 가시를 먹기는 더
싫다는 말을 못한다 붕어가 괜히
붕어가 아닌 것이다
목에 가시가 끼인 것 같은데
(하략)
은근하면서도 집요한 요구에 의해 먹기 싫은 것을 입에 넣어야 했던 일. 직장에 다닐 때는 물론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낯선 이들과 어울릴 때면 그런 일은 제법 빈빈히 발생하곤 했다. 이 생생한 시는 그 낱낱의 기억들을 불러온다. 뒤늦게나마 “이것을 먹으라 강요하지 마세요 이것을 먹지 못하는 네가 문제라 하지 마세요” 시 속 사람과 같이 외치고 싶은 기분이다.
한편 ‘붕어찜’ 이야기를 듣는 내내 나는 가시가 끼인 것처럼 목이 따끔거렸다. 시가 가리키는 바와는 별개로, 살아 뻐끔거리는 커다란 물고기의 모습을 떠올려 버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는 물고기가 아니라 ‘물살이’라는 명명이 더 적절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먹어야만 한다는 것. 동물이든 식물이든. 누군가의 몸을 빼앗아 간신히 삶을 영위한다는 것. 불편한 진실이지만 똑똑히 상기해야 한다. 세상에 당연한 ‘음식’은 없고, 소중하지 않은 생명 또한 없다.
박소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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