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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전환금융, ‘형식적 이름표’로만 소비될 수 있어…제3자 검증 의무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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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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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전환연구소, 전환금융 가이드라인 분석

정부가 지난 2월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는 철강·화학·시멘트 등 고탄소 업종이 저탄소 구조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 기준을 마련한 지침이다.

 

정부의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두고 “탄소 고착을 막을 최소한의 안전장지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소 고착은 특정 기술·인프라·사회제도가 화석연료 기반 고탄소 체계로 굳어져 경제·기술적 사유로 더 깨끗한 저탄소 체계로 전환하기 어려워진 상태를 뜻한다. 

 

녹색전환연구소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이슈브리프 ‘한국 전환금융, 녹색으로 향하는가’를 발간했다. 전환계획이 부실하더라도 현행 가이드라인 내에서는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단 게 골자다.

 

우리 정부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은 EU형 활동 기준 접근인 ‘K-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 연계형’과 일본형 기업 경로 기반 접근인 ‘전환 전략 기반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K-택소노미 연계형은 기후부가 관리하는 K-택소노미 내 전환 부문 활동에 부합하는 경제 활동에 자금을 지원한다. 전환 전략 기반형은 기업이 수립한 중장기 탄소 감축 계획의 과학적 타당서을 검토해 기업 전체의 전환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한국은 두 트랙을 병렬로 허용하면서도 어느 경로에서도 실질성을 담보할 공통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쉽게 말해 전환금융이 실제 탄소 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는가를 확인할 기준이 없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한국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은 혼합모델을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 유연성이 지배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어느 국가도 선택하지 않은 방식에 가깝다”고 했다.

 

전환 금융 가이드라인은 진입·검증·공시·제재 4단계로 구성돼 있다.

 

연구소는 이들 4단계 전반에 탄소 고착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다고 평했다. 진입 단계의 경우 외부 경로 채택 확인서 제출이나 자체 전환계획 수립 중 하나만으로 전환금융 적격 인정을 받을 수 있단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검증 단계에서는 외부 검증이 의무가 아니라 임의 사항이고, 공시 단계에선 금융회사 보고로 공시가 한정돼 시장 공개 의무가 없단 점을 문제 삼았다. 제재 단계에서는 전환금융을 받고도 저탄소 전환을 하지 않을 경우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가이드라인은 미이행 시 전환 금융을 일반 금융으로 전환하거나 우대 혜택을 축소·취소할 뿐이다.

 

연구소는 “네 단계가 모두 동시에 낮은 기준으로 설계된 상황에서는 부실한 전환계획이 진입부터 사후 관리까지 어느 지점에서도 걸러지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가이드라인 개선을 위해 기업 전환 전략 기반이 되는 ‘업종별 감축 로드맵’ 수립 권한을 기후에너지환경부나 GX(녹색대전환) 컨트롤타워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환 전략 기준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아니라 파리협정 목표 부합 원칙에 근거해 설계해야 한단 취지다.

 

녹색금융과 전환금융의 제도적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별도 전환 분류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 전환계획에 1.5도 시나리오 정합성·중간 감축목표·화석연료 설비 일몰 일정을 필수 기재 항목으로 명시하고, 이행 실적의 정기 공시와 제3자 검증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선아 연구소 경제전환팀 연구원은 “전환금융이 ‘징검다리’가 아닌 ‘형식적인 이름표’로 소비될 위험이 작지 않다”며 “전환금융의 신뢰성은 제도를 만든 정부가 그 제도를 얼마나 충실하게 보완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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