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조절하거나 멀리하는 문화
숙취해소제 시장에도 곧바로 영향
시장 점유율 상위 제품만 웃는다
숙취해소제 시장이 요동친다. 전체 시장 규모가 3년 연속 하락세인 가운데, 40·50 남성을 겨냥하는 브랜드로의 쏠림이 오히려 심화하는 양상이다.
7일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9~29세 청년층 중에서 술을 거의 마시지 않거나 월 1회 이하로 마시는 비율은 2024년 56.0%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조사가 시작된 2005년의 37.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2020년 처음 과반을 보이고 엔데믹 이후 더 치솟는 기현상을 나타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술을 강권하지 않고 스스로 음주를 조절하거나 아예 멀리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문화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하나의 시대적 표준으로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음주 문화의 변화는 숙취해소제 시장의 실적 지표에도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의 구매딥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숙취해소제 전체 구매 추정액은 약 470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의 522억7000만원 보다 10%가량 감소했다. 2023년 551억5000만원 기록 후 3년 연속 하락세다.
숙취해소제 시장의 전체 파이가 줄어들면서 업계 내부의 생존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고, 소비자의 선택은 갈수록 냉정해지는 양상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시장의 전체 규모는 쪼그라들지만, 상위권 브랜드로의 쏠림 현상은 오히려 심화한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기준 시장 점유율 1위인 에이치케이이노엔의 ‘컨디션(36.3%)’과 2위 삼양사의 ‘상쾌환(25.4%)’의 합산 점유율은 61.7%에 달한다.
소비자들이 숙취해소제가 꼭 필요한 절박한 순간에 모험을 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익숙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으로 해석된다.
성·연령별 구매 추이를 뜯어보면 이러한 현상의 주역이 누구인지 명확히 드러난다.
술을 조금씩 멀리하면서 20·30세대가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이탈하는 동안 40대 남성과 50대 남성의 구매액은 각각 1.0%, 4.7% 증가했다.
신입사원이나 대리급은 술을 멀리하지만 차장과 부장급은 여전히 전투적으로 술을 마시고, 숙취해소제까지 흡수해 이 시장의 강력한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1·2위 브랜드간의 지각변동도 조금씩 일어나는데, 상쾌환의 약진이 예사롭지 않다.
컨디션이 34.1%(2024년 3월~지난해 2월)와 36.3%(지난해 3월~올해 2월) 점유율을 기록 중인 가운데, 상쾌환은 같은 기간 21.6%에서 25.4%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1위와의 격차를 더 좁혔다.
삼양사의 성장세 이면에는 뼈를 깎는 ‘제형 전환’ 전략이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엠브레인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상징과도 같았던 ‘환(丸)’ 제형 구매액은 2023년 약 96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68억9400만원으로 30% 가까이 급감했다.
반면 액상형 제품은 여전히 270억원대 이상의 압도적인 매출 비중을 유지하며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자신들의 정체성과 같았던 ‘환’ 시장의 침체를 빠르게 인정하고, 젤리나 액상 나아가 이중제형 제품으로 타깃을 다변화한 전략이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전통의 강자로 군림했던 ‘여명808’의 퇴보는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다.
한때 두 자릿수를 굳건히 지키던 여명의 점유율은 12.9%(2024년 3월~지난해 2월)에서 9.4%(지난해 3월~올해 2월)로 내려앉으며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40·50 남성층이라는 핵심 타깃이 겹치는 상황에서 현대적 감각과 기능성을 앞세운 경쟁사들의 파상공세를 막아내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약사 군단이 빈틈을 파고들어 업계의 경계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동아제약의 ‘모닝케어프레스온’은 점유율이 1.5%에서 올해 3.7%로, 종근당의 ‘깨노니’는 0.7%에서 2.1%로 성장했다.
소비자들의 신뢰가 전통적인 브랜드 인지도에서 제약사가 보증하는 성분과 기능적 데이터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올해 숙취해소제 시장은 ‘세대교체’와 ‘적자생존’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될 전망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20·30 흐름에 맞춰 무알코올 음료와 협업하거나 아예 건강기능식품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술자리를 지켜야 하는 40·50 남성들에게 확실한 ‘한 방’을 약속하는 브랜드가 점유율을 가져가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뀌는 음주 문화 속에서 숙취해소제는 단순히 술을 깨기 위한 보조제가 아닌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투영하는 정밀한 마케팅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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