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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예외 허용’ 2주 만에… 인천에 2000t ‘폐기물山’ [심층기획-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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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은재 기자,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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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된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한시 허용에 소각 후 매립 고삐 풀려
하루 20t급 트럭 반입 10여대→20대
5개市, 시설 정비로 2.7만t 매립 대기

공공소각시설 확충 등 조치 미진
“기후부, 직매립 금지 전 꼼수행정”
폐기물 감량 정책 취지 무색 비판
“폐기물 차량 출입량도 기존 10대에서 다시 20대 전후까지 늘었어요.”

 

수도권매립지공사 관계자는 1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제3-1매립장에서 만난 기자에게 “지난달 24일부터 예외적 직매립 물량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올해 1월1일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소각이나 재활용 선별 작업을 거친 잔재물만 묻히던 상황이었다. 덕분에 매립장을 드나드는 폐기물 차량은 하루 10대 수준까지 줄었지만 최근 정부가 ‘예외적 직매립’을 허용하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눌러도 눌러도… 쌓여가는 쓰레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 100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1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제3-1매립장에 폐기물이 든 종량제 봉투가 산처럼 쌓여 있다. 인천=유희태 기자
눌러도 눌러도… 쌓여가는 쓰레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 100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1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제3-1매립장에 폐기물이 든 종량제 봉투가 산처럼 쌓여 있다. 인천=유희태 기자

이날 오전 8시부터 쓰레기를 가득 실은 덤프트럭 3대가 매립장 안으로 들어왔다. 차량 한 대가 적재함을 치켜들자 20t 안팎의 쓰레기가 한꺼번에 쏟아졌고, 불도저가 곧바로 이를 넓게 밀어 펼쳤다. 현재 3-1매립장에 쌓인 쓰레기 더미 높이만 25m. 이날도 ‘쓰레기산’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 100일(4월10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소각 후 매립’ 원칙은 매립지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제도 시행 석 달 만에 정부가 예외적 직매립을 허용하면서 불과 2주 만에 수도권 생활폐기물 약 2000t이 소각 없이 봉투째 인천 매립지에 묻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우리가 흔히 쓰는 20L 종량제 봉투 약 50만개에 맞먹는 양으로, 34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 20채를 바닥부터 천장까지 빈틈없이 메우고도 남는 수준이다. 폐기물 감량과 직매립 의존 구조 해소라는 당초 정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도권 지자체가 최근 2주 새 수도권매립지공사에 신청한 직매립 물량은 이미 3만t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이 수도권매립지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예외적 직매립 허용(3월23일) 이후 2주 동안 공사에 신청된 직매립 물량은 총 2만7180t으로 집계됐다. 전량 경기도가 신청한 물량으로, 사유는 소각시설 정비였다. 고양시(2만750t)가 가장 많았고, 안양시(3000t), 의정부시(1590t), 오산시(1000t), 구리시(840t) 순이었다.

 

이 가운데 8%에 해당하는 2180t은 이미 3-1매립장에 직매립됐다.

 

예외적 직매립이 처음 허용된 3월23일부터 첫 일주일간 530t이 매립됐고, 그 다음 일주일에 1650t이 추가로 묻혔다. 하루 약 200t꼴이다. 소각했다면 부피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여 매립할 수 있었지만, 밀려드는 쓰레기에 그러지 못한 셈이다.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 인천=유희태 기자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 인천=유희태 기자

태우면 부피 10분의 1인데… 하루 200t꼴 마구 파묻기

 

정부가 올해 소각장 정비 등 사유를 고려해 예외적 직매립을 허용한 양은 총 16만3000t이다. 경기 지역 지자체뿐 아니라 서울 지자체 또한 현재 직매립이 필요한 물량을 취합 중인 만큼 조만간 예외적 직매립 신청 물량은 한꺼번에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올해 5개 소각시설이 순차적으로 정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4월 양천구를 시작으로 5월 은평, 6월 강남, 9월 노원, 10월 마포 순이다. 소각시설 정비 기간(통상 3~4주)과 각 시설의 일일 처리용량까지 감안하면 서울은 올해 배정받은 예외 물량(8만2000t)을 꽉 채워 직매립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4년 넘는 준비 기간에 공공 소각시설 확충 등 필요한 조처에 손을 놓고 있다가 직매립 금지를 시행하면서 제도 취지 자체가 훼손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소희 의원은 “소각장 설치 설득에 실패해 시설을 늘리지 못했고, 그 결과 예외 허용 2주 만에 2000t이 다시 직매립됐다”며 “준비 없이 금지만 시행한 정부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 100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1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제3-1매립장에서 덤프트럭들이 오가며 수도권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다. 덤프트럭 사이에서 용수 차량이 악취 저감을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인천=유희태 기자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 100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1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제3-1매립장에서 덤프트럭들이 오가며 수도권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다. 덤프트럭 사이에서 용수 차량이 악취 저감을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인천=유희태 기자

예외적 직매립 허용 규정이 사실상 ‘꼼수 행정’을 통해 마련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후부는 제도 시행을 목전에 둔 지난해 12월, 직매립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시행규칙과 고시를 서둘러 제·개정했다.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법률 개정과 달리, 고시는 부처가 자체적으로 제정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 셈이다.

 

다만 기후부는 “정비 기간에 발생하는 물량까지 공공 소각시설에서 모두 처리하려면 단순 계산해서 많게는 120%까지 처리용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그만큼) 소각장 용량을 늘리기보단 예외적 직매립 물량을 지정해 대응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책 후퇴에 따른 피해는 또다시 인천 지역사회의 몫이 됐다. 올해 허용된 예외적 직매립 물량 16만3000t은 수도권 3개 지역(서울·경기·인천)의 최근 1년 평균 직매립량의 31% 수준이다. 이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는 인천시 안팎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인천시 한 관계자는 “소각장 정비 기간에도 최대한 직매립을 피하고, 민간 소각·재활용·원천 감량 등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울과 경기에서는 예외 물량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소각시설을 교차 정비하면 정비 기간에도 일부 물량은 자체 처리가 가능하지만, 하반기에는 외부 반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누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예외적 허용 물량이 터무니없이 많은 수준”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정비 기간까지 모두 고려해 공공 소각장 용량을 확충하는 것이 맞고, 그것이 어렵다면 쓰레기 양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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