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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포장지 1년치 주문했어요”… 의료용품도 대란 조짐 [중동發 한국경제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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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서·구예지·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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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판매 업체 재고 소진 공지
어린이용 시럽 병 등 품귀 현상
의료기기 제조사는 ‘인상’ 통보
정부, 가격 모니터링… 지원 추진

서울 영등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비닐 재질의 약 포장지를 대량으로 구매했다. 무려 1년치 물량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에 미리 넉넉하게 마련한 것이다. A씨는 “약국에 남은 포장지가 별로 없었는데 전쟁이 벌어진 것을 보고 대량 주문했다”며 “요즘 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많이 밀려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 놓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중동전쟁으로 불거진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가 의료계까지 강타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약국.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약국. 연합뉴스

플라스틱·합성수지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 불안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의료용품의 재고 소진과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관계 부처 간 협력해 현장 필수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약봉지 등 의료 소모품을 판매하는 일부 업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재고 소진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는 안내를 공지했다. 한 업체는 “최근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해 원류를 포함한 석유화학 원료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일부 상품의 일시 품절, 출고 지연, 구매 수량 제한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약봉지뿐만 아니라 어린이용 시럽 약을 덜어서 주는 플라스틱 약통도 주문이 막힌 곳이 많다.

약국들은 재고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약국 관계자는 “약 포장지와 아이들을 위한 시럽 병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원래 매일 주문이 가능했는데, 이제 업체에서 한 달에 두 번만 주문하라고 한다. 주문해도 바로 오지 않는다고 해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의료기기 유통 및 도매 업체들도 연일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 통보를 받고 있다. 한 의료기기 유통업체 관계자는 “오늘만 업체 두 곳으로부터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단가 인상 통보를 받았다”며 “병원에 최종 납품하는 단가가 오르게 되고 소비자들까지 타격이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일선 병원들은 기존 재고가 있어 당장 주사기, 수액백, 봉합용 실 등 의료용품 ‘대란’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 부족으로 환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대형병원 등은 기존에 재고를 확보해 놓은 상태라 2∼3주가량은 절벽에 내몰릴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현재 의료용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문제를 겪고 있는데, 전쟁이 길어질 경우 이를 소비하는 병원들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용품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사재기 등 유통과정의 불법행위도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산업통상부, 보건복지부와 함께 현장에 필수적인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관련 업계와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는 나프타 추경 등 원가 상승을 보완할 수 있는 재정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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