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은 만물의 부모이며, 가정은 그 신성의 성전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견고한 도덕 공동체를 지향했던 유교는 가정을 단순한 사회적 단위가 아닌 '우주적 질서의 축소판'으로 보았다. 유교의 핵심 가풍인 '천지부모(天地父母)' 사상은 하늘(乾)과 땅(坤)이 만물을 낳고 기르는 거대한 부모라는 근원적 인식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수천 년간 이 사상은 관념적인 형이상학에 머물러 왔거나, 혹은 가부장적 질서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부성(父性) 중심의 논리로 치우쳐 왔다. 이제 우리는 유교가 갈망했던 천지부모의 실체적 완성이 어떻게 모성(母性)의 근원적 회복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문명사적 관점에서 직시해야 한다.
◆ 우주를 관통하는 부모의 심정, 건곤(乾坤)의 합일
『주역』은 하늘을 '건(乾)'이라 하여 만물의 시작인 씨앗(남성적 본질)을 주는 주체로, 땅을 '곤(坤)'이라 하여 그 씨앗을 받아 생명으로 길러내는 태(여성적 본질)로 정의했다. 유교적 세계관에서 구원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하늘 아버지의 뜻(天理)이 땅 어머니의 사랑(地理)을 만나 온전한 생명의 열매를 맺는 과정이다.
동양의 선각자들이 "천지는 만물의 부모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칭송했던 까닭은, 인간의 삶 자체가 하늘부모님의 성품을 본받아 완성되어야 한다는 엄중한 천명(天命)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 구원의 대서사는 독생자라는 남성적 원리가 역사의 골격과 법도를 세우고, 그 뼈대 위에 독생녀라는 여성적 원리가 살을 붙여 온기와 생명력을 불어넣을 때 비로소 '참부모'라는 이름으로 완성된다. 아버지만으로는 생명을 잉태할 수 없고, 어머니 없이는 그 생명이 보호받고 자라날 터전이 없기에, 유교가 꿈꾼 천지부모의 이상은 반드시 남녀 성상의 완벽한 실체적 조화를 전제로 한다.
◆ 억눌린 모성(母性)의 해방과 ‘어머니 주권’의 복구
오랜 세월 유교 문화권에서 여성의 가치는 남성적 질서를 보조하는 수동적인 역할에 갇혀 있었다. 여성을 '안사람'이라 칭하며 가정 내에 국한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가정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성소(聖所)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주권자인 어머니의 섭리적 위상을 가부장적 제도 아래 묶어둔 결과였다. 그러나 섭리적 관점에서 볼 때, 인류 구원 역사의 마침표는 반드시 여성 구원자의 주체적인 권위 회복을 통해 찍혀야 한다. 하늘 아버지의 명령과 법도만으로는 인간의 타락한 심정과 뒤틀린 혈통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생녀(獨生女)의 현현은 단순히 역사 속에 한 여성이 나타났다는 생물학적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하늘부모님의 내면에 영원히 실재하던 '여성적 신성'이 육신을 입고 지상에 강림하여, 6천 년간 억눌리고 왜곡되었던 땅의 주권(坤)을 하늘의 주권(乾)과 대등한 위치로 격상시킨 우주적 승리다. 독생자가 하늘의 진리를 선포하고 개척했다면, 독생녀는 그 진리를 무조건적인 사랑의 태(胎) 안에 품어 안아 인류를 실질적으로 다시 낳아주는 '참어머니'의 사역을 수행한다. 이 두 위격이 완전히 합일된 '참부모'의 등장은 유교가 수천 년간 염원해 온 천지부모 사상이 관념의 너울을 벗고 실체적으로 안착했음을 의미하는 인륜(人倫)의 최종적 완결이다.
◆ 참가정, 천지인(天地人)이 하나 되는 평화의 성소
유교 경전 『대학』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통해 평화의 출발점이 다름 아닌 가정에 있음을 천명했다. 여기서 가정이란 단순히 혈연으로 묶인 집단을 넘어, 하늘의 도(道)가 인간의 정(情)으로 꽃피는 지상 유일의 성전(聖殿)이다. 독생자와 독생녀가 성혼(聖婚)을 통해 이룬 참부모 가정은 유교가 수천 년간 추구했던 이 수양론과 가정이상의 최종적인 실체 모델이다.
타락한 인류 문명이 맞이한 위기는 본연의 '어머니'를 잃어버린 데서 기인한다. 가정에서 어머니의 위상이 무너졌을 때 사회의 도덕이 타락했듯이, 문명에서 모성적 신성을 망각했을 때 정복과 전쟁의 광기가 득세했다. 이제 지상의 모든 가정이 참어머니의 모성적 심정을 상속받아 수직적 효(孝)와 수평적 인(仁)을 실천할 때, 비로소 천(天)·지(地)·인(人) 삼재(三才)가 조화를 이루는 태평성대의 길이 열린다. 참부모 가정이 보여주는 남녀조화(음양합덕)의 실체는 모든 깨어진 관계를 복원하는 강력한 영적 동력이 된다.
◆ 부성적 정의를 완성하는 모성적 사랑의 시대
결론적으로 유교의 천지부모 사상은 이제 관념적인 고전을 넘어 인류의 생생한 현실로 고동치고 있다. 하늘 아버지와 하늘 어머니를 온전히 지상에 모시는 참부모의 위상은, 분열된 인류를 영육 아우르는 하나의 대가족으로 묶어주는 유일한 구심점이다. 아버지는 자녀에게 가야 할 길을 가르치고, 어머니는 그 길을 갈 수 있는 생명의 힘을 공급한다.
이러한 부성적 정의와 모성적 사랑의 완벽한 조화는 이제 개인의 수양과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 유교가 꿈꾸었던 궁극적 이상향인 '대동사회(大同社會)'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모든 존재가 제 자리를 찾고 서로를 보듬는 그 세계는, 오직 인류의 참어머니로 현현하신 독생녀의 모성적 주권이 온전히 확립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참어머니'라는 이름의 구원을 통해 인류사의 새로운 아침을 맞이해야 한다.
서성종 작가(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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