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유·거주 분리된 가구 83만
직장·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도
세입자 계약갱신권에 매도 난망
토지거래허가구역 묶여 거래 ‘절벽’
실거주 의무 강화로 보유도 부담
투기용·생계용 모호 ‘혼선’ 불가피
전문가 “다주택자와 다른 접근을
정교한 정책 설계와 보완책 필요”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30대 직장인 B씨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입주를 앞두고 지방 발령이 나 비거주 1주택자라고 한 그는 “실거주하지 않으면 나중에 양도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계속 보유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에 따라 정부가 다주택·초고가 주택·비거주 1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이 중 다수를 차지하는 비거주 1주택자들이 더욱 심란한 모습이다. 특히 투기·투자용보다 직장과 자녀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로 비거주 1주택자이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집을 보유한 사람들은 3중고를 호소하기도 한다. 집을 팔기도, 세를 놓기도, 직접 들어가 살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매각 유도 속 ‘비거주 1주택’은 혼선
이는 수치로도 추정된다. 31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7만7177건으로 지난 2월 말 기준 7만2049건보다 5000건가량 늘었다. 반면 전세 물량은 같은 기간 1만8520건에서 1만5779건, 월세는 1만7156건에서 1만4801건으로 줄었다. 실제 거래량도 급감 추세다. 매매는 지난 1월 5359건에서 2월 5711건으로 소폭 늘더니 3월 2682건으로 확 줄었다. 전세는 1만2063건에서 9243건, 7735건으로, 월세는 1만1115건에서 8413건, 7321건으로 급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정부의 압박에 매도 움직임은 많아졌지만 실제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비거주 1주택자도 매도나 실거주 전환이 만만치 않음이 엿보인다. 우병탁 신한은행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통화에서 “비거주 1주택자가 매도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과세 요건과 세 부담 구조가 복잡해 실제로는 선택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결국 거주 이전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해 선택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에 따른 세금 감면은 타당하지 않다”,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며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까지 겨냥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시장에선 ‘비거주 1주택 세제 혜택을 축소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동시에, 5월 10일 양도세 중과 부활 이후 예상되는 매물 잠김에 대응하려는 신호’로 보기도 했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비거주 사유가 투기·투자용인지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서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 규제 적용 과정에서 혼선이 예상된다.
금융당국도 고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투기적 성격의 1주택자에 대한 자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예외를 두는 쪽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교한 정책 설계 필요”
전문가들은 비거주 1주택에 대해서는 다주택자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투기 목적의 보유와 직장 이동·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비거주를 구분하지 못할 경우 정책 부작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거주 전환 과정에서 세입자 퇴거 문제 등 현실적 부담이 상당한 만큼 이를 덜어줄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 임대차법상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종료를 원할 경우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이를 통보해야 한다. 이를 넘기면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어 추가로 거주기간을 보장해야 한다. 이 경우 집주인은 세입자와 협의해 조기 퇴거를 유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사비나 위로금 명목 등으로 상당한 비용 부담을 떠안는 사례가 많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을 유도하려면 규제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계약갱신청구권이나 퇴거 비용 부담 등 현실적 장애를 고려해 전세퇴거자금 지원 등 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지 않으면 매물이 풀리지 않고 잠기면서 부동산 시장 경색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대차 시장은 결국 유통 물량이 핵심인데 현재는 매물 고갈 국면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비거주 1주택의 임대 제약까지 겹치면서 시장 내 유통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주택 상당수는 이미 ‘소유와 거주가 분리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전체 273만6773가구 중 약 83만가구가 서울 내 다른 구 거주자(36만6932가구)와 서울 외 거주자(46만3995가구)였다.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 유도를 위한 정부의 접근 방식이 매우 정교해야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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