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도 공교육 과정을 중심으로 문제를 출제한다는 기조가 예고됨에 따라 난이도가 예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의대 모집 인원 증가 등에 따른 N수생(입시에 2차례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수가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 "고교 교육과정 충실하면 풀 수 있게 출제"…'킬러문항' 배제 기조
김문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31일 '2027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 브리핑에서 "올해 수능에서도 공교육 범위 내인 고등학교 교육 과정을 충실히 이수하고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이 있는 학생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문항을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위 사교육 시장에서 문제풀이를 연습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은 올해도 배제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2027학년도 수능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지난 수년간 수능 난이도를 보면 한해가 어려우면 다음 해에는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되는 '널뛰기' 경향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2024학년도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했다지만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어려운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2025학년도는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전년보다 쉬워졌다.
2026학년도 수능의 경우 국어, 영어에서 까다로운 지문이 출제되면서 전반적으로 다시 난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점에서 입시업계에서는 올해 수능이 작년보다 쉬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입시업체 유웨이는 2027학년도 수능이 작년보다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 부임한 김문희 평가원은 국어·수학·영어가 매우 어려웠던 2026학년도와 반대로 다소 평이한 가운데 변별력이 있는 1∼2개 문항이 포함된 정도의 난이도를 출제진에게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는 작년보다 확실히 쉬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쏠린다.
2026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너무 어렵게 출제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당시 오승걸 평가원장은 영어 난이도 조절 실패로 입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사과한 뒤 사퇴했다.
김문희 신임 평가원장은 브리핑에서 수능 영어와 관련해 "올해는 전체적인 난이도뿐 아니라 1등급 비율도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의 수능 난이도 조절과 관련한 개선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달 교육부는 '수능 출제점검위원회'에 현장 교사의 의견 반영을 대폭 확대하고 인공지능(AI)을 문항 난이도 예측, 유사문항 검토 등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 지역의사제에 N수생 증가 전망…변별력 확보 난이도는?
문제는 수능을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에 맞춰 출제하면서 상위권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변별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2027학년도 수능에서는 의대 모집 인원 증가 등으로 상위권 N수생이 많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 의대의 신입생 모집 인원은 기존보다 490명 늘어난 3천548명이고 증가 인원은 모두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된다.
의대에 가려고 대학 재학 중 수능에 다시 도전하는 이른바 '반수생'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게 입시업체들의 전망이다.
또 지난해 출생률이 높았던 황금돼지띠(2007년생) 고3의 영향으로 수험생이 늘면서 정시 탈락자가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가 문·이과 통합수능 체제의 마지막 해라는 점도 N수생 증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폐지되는 등 제도가 크게 바뀌는 만큼 N수생에게는 '마지막 도전 기회'로 인식될 수 있다.
종로학원은 정시 탈락자 증가, 지역의사제 도입 등으로 수능 N수생이 16만명이 넘게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고 교육 당국은 이들의 변별력 확보에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의사제 도입 등에 따라 N수생이 많아지게 되면 평가원 입장에서 수능 난이도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N수생이 입시 변수로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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