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은 아라비아반도에서 가장 가난하고 불안정한 나라다. 종교·지역·부족 갈등으로 내전이 끊이지 않아서다. 이슬람 시아파의 분파인 ‘자이드파’에 뿌리를 둔 ‘후티 반군’은 1994년 창설됐다. 후티는 조직 창설자인 바드르 알딘 알후티와 그의 아들 후세인 알후티의 가문 이름에서 따왔다. 공식 명칭은 ‘안사룰라(Ansar Allah)’로 ‘신의 조력자들’이란 뜻이다. 후티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지원을 받아 2014년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이듬해엔 대통령까지 감금해 무정부 상태에 빠뜨렸다. 현재 예멘 영토 4분의 1가량을 점유하고 있고, 무장 조직원은 35만명에 이른다.
척박한 산악지대에서 수십 년간 내전을 치른 후티에게 국가 재건과 민생은 뒷전이다.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이슬람의 승리를”이란 슬로건에서 드러나듯 종교가 최우선이다. 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함께 이란이 주도하는 반이스라엘·반서방 네트워크의 일원이다. 그 대가로 이란은 첨단 미사일, 드론 등 현대식 무기를 대거 지원하고 있다. 후티가 직접 이스라엘로 탄도 미사일을 쏠 정도다. 육해공 전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여느 국가 정규군 전력에 못지않다.
후티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는 홍해 서부 연안이 포함돼 있다. 이 지역은 항해가 위험하고 어려워 ‘눈물의 문’이란 뜻을 가진 바브엘만데브해협과 맞닿아 있다.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30%, 해상 운송 원유의 12%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후티는 2023년 10월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하자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바브엘만데브해협에서 30척이 넘는 민간 선박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한 바 있다. 당시 피해 액수가 무려 1조달러 규모였다.
후티가 지난 28일 이스라엘 남부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공식 참전을 선언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막히면 유가 폭등 등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다. 후티의 참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미국이 이란과 후티를 동시에 상대하는 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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