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장 공기가 달라졌다. 예전처럼 조용히 안건이 통과되는 분위기가 아니다. 배당이 얼마인지도 모른 채 손을 드는 대신, 투자자들은 ‘얼마를 받는지’를 확인하고 들어왔다.
올해 유통업계 주총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이었던 불투명한 배당·오너 중심 지배구조가 실제로 흔들리기 시작한 첫 시즌이라는 평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사주다. 그동안 경영권 방어용으로 쌓아두던 자사주를 아예 태워버리는 흐름이 본격화됐다.
롯데지주는 발행주식의 5%에 해당하는 1663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확정했다.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당 순이익(EPS)이 올라가고, 결국 주가를 밀어 올리는 구조다.
현대지에프홀딩스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10곳도 3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했다.
아예 ‘자사주 제로’ 전략까지 선언했다.
과거 “언젠가 쓸 카드”로 남겨두던 자산을 이제는 “지금 주주에게 돌려주는 돈”으로 바꾼 것이다.
배당 방식도 완전히 바뀌었다.
이마트는 주당 배당금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25% 올렸다. GS리테일도 20% 인상에 나섰다.
더 중요한 변화는 구조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주주를 나중에 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지배구조 변화는 더 근본적이다.
롯데쇼핑은 ‘집중투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소액주주가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여기에 ‘3% 룰’이 본격 적용되면서 대주주의 의결권은 제한되고, 독립적인 감사위원이 전면에 등장했다.
BGF리테일은 보상위원회를 강화했고, 한화갤러리아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화장품 업계의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아예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꿨다. 이사회가 ‘결재 기구’에서 ‘감시 기구’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한 경영학 교수는 “재무 정책은 시작일 뿐”이라며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 혁신이 따라와야 진짜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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