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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 탱크 시신’ 유력 용의자, 27년 만의 법정 심판 결과는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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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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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도구·혈흔 등 직접 증거 미발견에 따른 증거재판주의 원칙 적용
27년 전 인천 폐수 탱크 살인 사건 당시 피해자의 시신에는 20kg 무게의 모터가 묶여 있었다. 게티이미지뱅크
27년 전 인천 폐수 탱크 살인 사건 당시 피해자의 시신에는 20kg 무게의 모터가 묶여 있었다. 게티이미지뱅크

 

27년 전 인천의 한 폐수 처리장 지하 탱크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된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한국으로 강제 송환되어 재판을 받았으나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범행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사법부의 판단이다.

 

◆ 20kg 모터 매달린 시신... 27년 만의 강제 송환

 

사건은 1997년 12월 17일쯤 시작된다. 인천시 서구의 폐수 처리 위탁업체 차장으로 근무하던 A(당시 35세)씨가 실종됐다. 한 달여 만인 이듬해 1월 22일, 공장 내 지하 폐수 탱크에서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A씨의 가슴에는 20kg짜리 모터가 묶여 있었고, 사인은 익사 및 폐수 오물에 의한 질식사였다.

 

경찰은 무거운 시신을 옮기기 위해 최소 2명 이상이 가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외국인 근로자 3명을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주범으로 의심받던 C씨와 D씨는 실종 13일 만인 1997년 12월 30일쯤 자국으로 도주했다. 또 다른 용의자 B(당시 34세)씨 역시 이듬해 1월 20일쯤 한국을 떠나며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다.

 

◆ “직접 증거 없다”... 법원, 살인 및 방조 혐의 기각

 

인터폴 적색수배를 피해 도피하던 B씨는 2024년 7월쯤 외국 공항에서 체포되어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검찰은 B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고, 항소심에서는 범행을 알고도 묵인한 ‘살인 방조’ 혐의를 추가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최근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B씨가 임금을 포기하고 급히 도주한 점은 의심스럽지만, 범죄를 증명할 직접 증거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제미나이를 이용해 생성한 AI인포그래픽.
제미나이를 이용해 생성한 AI인포그래픽.

 

◆ 흉기도 혈흔도 미발견... 다시 ‘미궁’ 속으로

 

항소심 재판부는 수사 기관이 사건 현장을 두 차례 수색했음에도 범행에 쓰인 흉기나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시했다. B씨의 작업복이나 신발, 피해자의 시신에서도 B씨와 관련된 직접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을 알고 사건에 연루되는 것이 두려워 도주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살인 방조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야간 근무 중 잠이 들어 범행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27년을 끌어온 ‘폐수 탱크 살인사건’은 다시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주범인 C씨와 D씨는 현재까지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장기 미제 사건의 경우 정황 증거만으로는 유죄 판결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증거재판주의의 원칙이 엄격히 적용된 사례”라고 분석한다. 향후 검찰의 상고 여부에 따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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