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 30대 가장과 네 자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심한 생활고를 겪었지만 가장의 거부로 기초생활수급 신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19일 울산 울주군과 울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48분쯤 울주군 온산읍의 한 빌라 방 안에서 아버지 A(34)씨와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올해 입학한 맏딸 B양의 담임교사였다. 경찰은 전날 오후 2시20분쯤 “B양이 사흘째 등교하지 않는다”는 담임교사의 신고를 접수하고 자택을 확인하다가 안방에서 숨져 있던 일가족을 발견했다.
사건 현장에서는 A씨가 생활고와 네 자녀 양육의 고충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아이들을 홀로 키우기 힘들다.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보험사에서 근무하던 아내가 지난해 12월 범죄 연루로 교정 시설에 수감되면서 이후 별다른 수입원 없이 A씨 혼자 아이들을 양육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와 자녀들은 지난해 3월 복지 사각지대 발굴 명단에 포함돼 관리를 받아왔다. 직접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던 A씨는 이후 12월까지 긴급 생계·주거지원비 806만원과 각종 생필품, 식료품 등을 지원받았다. 쌀과 휴지, 라면 등 각종 생필품도 지난달 26일까지 8차례에 걸쳐 전달됐다.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도 지원 목록에 포함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육아와 생계를 동시에 챙겨야 했고,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끔 나가던 일용직 근로조차 나가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매달 나오는 아동수당과 부모 급여 등 140만원이 5개월 된 막내아들을 포함한 다섯 가족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
건강보험료 100여만원이 체납되는 등 위기 징후가 다시 포착되자 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 지난달부터 수차례 가정을 방문해 기초생활수급과 한부모가족 지원 신청을 독려했다. 그러나 A씨는 끝내 신청하지 않았다. 센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젊은 나이에 수급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컸던 것 같다”며 “물품 지원은 받아들이면서도 정작 근본적 해결책인 수급 신청에는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A씨가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하고 주변인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생활고 등을 이유로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는 비속 살해 사건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24년 발표한 ‘2023 아동학대 연차 보고서’와 아동권리보장원 통계를 종합하면 부모가 자살 전 살해한 미성년 자녀는 2019년 9명, 2020년 12명, 2021년 14명, 2022년 14명, 2023년 23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6월엔 40대 가장이 전남 진도군 진도항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본인 외 세 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생활고를 이유로 가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바다로 들어간 뒤 열려있던 차창 밖으로 혼자 탈출해 살아남았다. 카드와 개인 채무 등 2억원이 넘는 채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월에도 50대 남성이 사업 실패 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소재 자신의 아파트에서 노부모와 배우자, 딸 2명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남성은 범행 후 광주광역시로 도주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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