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20대 여성을 스토킹하다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거부했다.
17일 남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0대 A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진행 예정이었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경찰에 밝혔다.
A씨는 지난 14일 오전 8시 58분쯤 남양주시 오남읍에서 20대 여성 B씨의 차량을 가로막은 뒤 전동드릴로 유리창을 깨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과거 성범죄 전력이 있어 전자발찌를 착용 중이었으며, 범행 직후 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했다. 경찰의 위치 추적 등을 의식한 행동이다.
렌터카를 타고 도주한 A씨는 범행 1시간여 만인 오전 10시 10분쯤 양평군 양서면 6번 국도 변에서 세워진 차 안에서 다량의 약물을 복용한 채 발견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음독 상태였던 A씨를 즉시 병원으로 옮겼다. 현재 A씨는 치료를 받으며 의식을 회복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A씨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와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 적용 대상자로, B씨에게 연락하거나 주거·직장 등 100m 이내 접근도 금지된 상태였다.
B씨에게는 비상용 스마트워치까지 지급된 상태였지만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현재 A씨에 대한 조사는 지연되고 있다. 경찰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A씨의 의식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전날 검찰과 협의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조사를 진행할 정도로 회복된 상태는 아니며, A씨가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진술하지 않고 있어 조사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부실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가 사전에 여러 차례 위험 신호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올해 1월과 2월, 자신의 차량에서 피의자가 설치한 것으로 의심되는 위치 추적 장치를 두 차례 발견해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의 국과수 감정 의뢰가 늦어지는 등 신병 확보를 위한 조치가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다”고 질타하며 책임자 감찰 및 엄중 조치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해당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며 책임 있는 관계자들에 대한 감찰과 엄한 조치를 지시했다고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적극 격리하고 전자발찌(가해자)와 스마트워치(피해자)를 연동하는 조치 등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가 세심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할 것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현재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대한 합동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또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상 공개 여부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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