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피해 여성 또다시 피살…전자발찌 40대가 흉기로 살해
피해자는 가정폭력 및 스토킹 관련 임시·잠정조치 적용 대상자
영장 신청, 유치장 유치 등 ‘잠정조치 4호’ 신청 이뤄지지 않아
경기 남양주시에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40대 남성이 교제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도망쳤다가 검거됐다. 피해 여성은 여러 차례 경찰에 폭력과 스토킹 등으로 신고하고 접근금지까지 받아냈지만 잔혹한 범행을 피하지 못했다. 살해 당시 피해자는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었고 이를 통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58분쯤 남양주시 오남읍의 한 길거리에서 20대 여성 B씨가 흉기에 찔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은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의 B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피의자인 40대 남성 A씨는 차량을 이용해 B씨에게 접근한 뒤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뒤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후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했으나 같은 날 오전 10시8분쯤 인근 양평군에서 검거됐다.
A씨와 B씨는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와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 적용 대상자였다.
이에 따라 A씨는 B씨에게 전화·문자·SNS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이 금지됐고, 주거·직장 등 100m 이내 접근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앞서 B씨의 신고로 A씨는 지난해 5월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법원은 임시조치 2·3호를 결정했다. 경찰은 B씨에게 112시스템 등록 등 피해자 안전 조치를 했으나 같은 해 7월 종료됐고, B씨의 진정으로 올해 1월 재개됐다.
A씨는 검거 전 차 안에서 불상의 약을 먹었으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의식은 있지만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치료를 마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사망하기까지 여러 허점을 노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한 전자발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A씨가 B씨에게 접근할 때 미리 당국에 위험을 알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발찌가 훼손된 전후 상황 등에 대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숨진 여성은 사건 발생 2분 전 스마트워치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다수 스토킹 범죄 역시 같은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피해자 B씨는 올해 1월28일 자신의 차량에서 A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의심 장치가 발견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B씨는 스토킹 및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고소했고, 법원은 A씨에 대해 잠정조치 1∼3호를 결정했다.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도 구리경찰서를 사건 책임관서로 지정하고 2월27일 구속영장 신청과 잠정조치 4호 신청을 검토하도록 지휘했다. 하지만 실제 구속영장 신청과 유치장·구치소에 유치하는 잠정조치 4호 신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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