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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00시대, 한국 증시 70년의 이정표 [더 나은 경제,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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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6000 돌파 축하 기념식에 참석한 주식시장 유관기관장 및 증권사 대표들.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6000 돌파 축하 기념식에 참석한 주식시장 유관기관장 및 증권사 대표들.

 

한국 주식시장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장 초반 6022.70포인트로 출발하며 장중 6000선을 사상 처음 돌파했다. 불과 2년 전 2400선에 머물던 시장이 6000선에 도달했다는 사실은 한국 자본시장의 위상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가 문을 연 뒤 한국 증시는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그 사이 한국 경제는 산업화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을 거치며 여러 차례 구조적 변화를 겪었다. 이번 코스피 6000 돌파는 단순한 지수 급등을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과 구조 변화가 축적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 금융 미디어 블룸버그(Bloomberg)는 지난달 25일 보도에서 한국 증시 시가총액이 2025년 초 이후 약 2조달러 이상 증가해 프랑스를 넘어 세계 9위에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이번 상승장의 핵심 배경으로 반도체 산업의 인공지능(AI) 슈퍼 사이클이 꼽힌다.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했는데, HBM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적 모멘텀에서 코스피 상승을 크게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역시 지난 3일 보도에서 이러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증가가 최근 한국 주가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번 코스피 상승은 단순히 AI 사이클의 수혜로만 한정 짓기 어렵다. 한국 자본시장의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 역시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는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라는 구조적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최근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 900여곳 가운데 약 60%가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이다. 이는 기업의 시장가치가 장부상 순자산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뜻으로, 한국 자본시장의 대표적인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와 국회는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여러 제도 변화를 추진하거나 도입했다. △PBR 1배 미만 기업에 대한 가치 제고 계획 공시 의무화 논의 △이사가 모든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주주 보호의무 강화) △자사주 취득 후 일정 기간 내 소각 원칙적 의무화 △영문 공시 의무화 △고배당 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세제 혜택 확대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로드맵 시행 등이다.

 

이러한 정책은 외국인투자자에게 한국이 주주가치와 지배구조 개선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되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지난 2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주가의 상승을 “밸류업(가치제고)이 토대를 놓았고, AI가 랠리를 이끌었다”고 평가하면서 AI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자본시장 구조개혁 기대가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역시 지난 2월 투자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가 기업 이익 성장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더해 개인투자자의 자금 흐름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주식 거래 활동계좌 수는 1억개를 넘어섰고, 투자자 예탁금도 110조원을 웃도는 수준까지 증가했다. 최근에는 해외주식 투자금의 일부를 국내 시장으로 옮기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정치환경의 변화 역시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연방대법원(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추진했던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조치라는 판단을 내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중요한 정책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코스피 상승에도 여전히 글로벌 기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월 MSCI 발표에 따르면 MSCI 코리아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아시아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기업 이익 성장률 전망은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르게 해석하면 주가 상승의 추가 모멘텀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물론 위험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 3∼4일 양일간 코스피는 약 19%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장중 급등한 것은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집중,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확대, 외국인 수급의 변화, 지정학적 변수 등은 여전히 시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 6000 돌파는 한국 증시 70년 역사에서 분명 큰 이정표다. 이러한 상승이 단기적 과열에 그칠지, 아니면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재평가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반도체 산업의 사이클, 자본시장 제도의 개혁, 투자자 수급의 변화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코스피 6000시대는 한국 자본시장이 새로운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경쟁력 향상,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그리고 개인투자자 자금의 선순환적 흐름이 지속해서 작용한다면 한국 증시는 앞날은 지금보다 더 기대될 것이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 김 대표는 현재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선임 사외이사, 금융감독원 옴부즈만,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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