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남정훈 기자]여기가 도쿄야, 타이베이야. 투타 맞대결에서 밀린 건 그렇다치더라도 응원전에서도 대만에 완패했다. KBO리그가 2024년 1000만 관중, 지난해 1200만 관중을 넘어서며 역대급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KBO리그 스타급 선수들이 대다수 포함된 대표팀의 경기엔 이렇게 응원 열기가 적을 줄이야. KBO리그의 인기가 허상인지, 아니면 대표팀의 연이은 국제대회 참사의 영향인지 궁금해진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본선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3차전 대만과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4-5로 패했다. 전날 일본과의 경기에서 막판 승부처에서 투수교체 실패로 석패했던 한국은 이날 패배로 대회 성적이 1승2패가 되며 자력 본선 1라운드 통과 가능성이 사라졌다.
대만이 2승2패로 1라운드 일정을 마감한 상황. 1승2패의 한국은 일본이 8일 오후 7시에 열리는 호주전에서 이긴다는 가정하에 9일 오후 7시 호주전에서 5-0, 6-1, 7-2 등 정규이닝 기준 2실점 이하 5점차 이상 승리를 해야 ‘경우의 수’를 통해 조 2위를 차지할 수 있다.
수치가 다는 아니라고 하지만, 대만은 지난 6일 일본을 상대로 0-13 7회 콜드게임 대패를 당했다. 반면 한국은 일본에 지난 7일 접전 끝에 6-8로 패했다. 이런 전력을 가진 상황에서 만났으면 한국이 응당 대만을 크게 이겨야 한다.
그러나 공은 둥글었고, 다른 팀과의 맞대결 결과는 그저 수치에 불과했다. 전날 오후 10시가 넘어서까지 일본전을 치르고 12시간 정도를 쉬고 곧바로 8일 정오 경기에 임한 ‘류지현호’는 단 4개의 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쳤다. 4회까지 구린루이양의 150km 중반대의 포심을 앞세운 쾌투에 1안타에 그치는 빈공에 허덕였다. 반면 대만은 7개의 안타를 터뜨렸다.
동점 상황도 유쾌하지 않았다. 위트컴은 5회 무사 1, 3루 절호의 기회에서 내야 땅볼을 치면서 병살타로 타점 기록 없이 동점을 만들었다. 6회와 8회 김도영의 역전 투런포, 동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는 ‘원맨쇼’가 없었다면 속절없이 완패를 당할 뻔 했다.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의 집중력도 아쉬웠다. 무사 2루에서 대만은 희생번트를 시도했고, 위트컴은 태그아웃 상황이라 이미 3루에 승부를 걸기 어려운 상황에서 3루로 송구해 무사 1,3루를 만들어줬다. 다행히 스퀴즈 번트로만 한 점을 내주며 선방했지만, 한국은 10회 공격에서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들었지만, 김혜성이 1루 짧은 땅볼을 쳤고 홈으로 쇄도하던 김주원이 홈에서 횡사했다.
야구 기량도 패했지만,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대만에 완패했다. 이날 경기는 4만6000여명이 수용 가능한 도쿄돔을 가득 채운 대만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치러졌다. 2024년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야구에 대한 열기가 한껏 뜨거워진 대만은 이번 WBC 내내 구름관중이 몰려들었다. 심지어 지난 6일 열린 개최국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일본 팬과 대만 팬들의 관중 비율이 거의 5대 5였을 정도다. 이날은 좋게 봐야 8대2 정도, 실상의 거의 9대1 정도로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대만 팬들이었고, 이들은 아웃카운트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마치 타이베이에서 경기하는 듯 한 분위기였다. 장소는 도쿄지만, 실상 홈에서 경기하는 것 같았던 대만이 모든 것을 압도한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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