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5 인도양 중동 미군 기지에 도착
美, 이란 공습 전부터 수송 나선 듯
공습 시작된 지난주 C-17 최소 6대
獨 소재 미군 유럽 주둔 기지로 향해
패트리엇 등 예비 물량 반출 가능성
전쟁 장기화 땐 대북 대비 태세 구멍
野 “전력 차출 우려에 안보 불안”
與 “한미동맹·안보불안 정쟁 안 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전후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모습을 드러냈던 미 공군 대형 수송기들이 최근 잇따라 한국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요격무기가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자폭드론 공격을 받고 있는 중동 또는 이스라엘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한미군 예비탄 중동 반출 가능성
8일 실시간 항공 추적 사이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오산기지에는 미군 C-5, C-17 수송기들이 전개했다가 이륙하는 모습이 계속 포착됐다. 수송기들은 대부분 미 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공군기지를 출발해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를 거쳐 오산기지로 들어왔다. 일부는 주일미군 미사와 기지로 향했다.
오산기지에 도착한 대형 수송기 중 C-17보다 대형인 C-5의 등장은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하순 최소 2대의 C-5가 오산기지에 도착했고, 각각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에 한국을 떠났다. 지난달 28일에 오산기지를 이륙한 C-5는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에고 가르시아는 미국의 중동 내 핵심 거점 중 하나로 지목되는 곳이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부터 미군이 장비나 요격미사일을 중동 일대로 전개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C-17은 지난 3∼7일 집중적으로 오산기지를 떠났다. 앵커리지로 간 것이 확인되는 것만 6대다. 이들 수송기 중 일부는 대서양을 거쳐 독일 소재 슈팡달렘 또는 람슈타인 공군기지로 날아갔다. 이들 기지는 유럽 주둔 미군이 사용하는 주요 기지다.
미국이 차출할 수 있는 장비로는 주한미군이 보유한 예비 장비가 먼저 거론된다. 대부분의 부대는 전투용 필수 장비 외에 예비 물량을 지니고 있다. 예비 장비를 차출하면 한반도 내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장비와 물자를 옮길 수 있어서 정치·군사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주한미군 패트리엇(PAC-3) 8개 포대 중 예비 전력으로 보관하고 있는 포대와 요격미사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중 예비용으로 분류된 요격미사일 수십발, 주한 미 제7공군 F-16 전투기에 쓰이는 합동정밀직격탄(JDAM) 재고가 중동 이전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란 전쟁 국면이 장기화하면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차출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한미군 패트리엇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 당시 2개 포대가 중동에 순환 배치됐다가 같은 해 10월 복귀한 바 있다. 주한미군 전력이 차출되면 대북 대비 태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미는 주한미군 이동 및 재배치에 대한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대비 태세에 이상이 없도록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안보 영향 두고 정치권 공방
주한미군 전력 차출 가능성이 거론되자 국민의힘은 한반도 안보에 대한 우려를 지적하며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이 안보 불안을 조장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주한미군의 유도 폭탄 키트 1000여개가 지난해 12월 미국 본토로 반출된 사실이 밝혀졌고, 패트리엇 포대 일부가 이란 전쟁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도 나왔다”며 “한반도 안보 구조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야 할 상황이지만, 이재명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를 복원하려 하고 주한미군 사령부와 한·미 군사훈련 관련 공방을 주고받는 등 한·미동맹에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면서 “한·미동맹 균열 속 주한미군 전력 차출 가능성에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국제 안보 환경과 한·미동맹의 실제 운영 구조를 외면한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관리하고 안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정쟁의 소재로 삼는 것은 결코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지금 필요한 것은 정쟁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인식과 동맹에 기반한 책임 있는 외교안보 전략”이라며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안보 불안 조성을 중단하고 한·미동맹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무책임한 정치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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