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남정훈 기자] 결국 결과론이긴 한데, 한국 벤치의 투수 교체 하나가 한일전 연패를 ‘11’까지 늘렸다고 봐야한다. 중압감이 덜했던 체코전에서 잘 던졌다고 해서 차원이 다른 중압감에 상대 타자들의 기량은 더욱 천양지차인 일본을 상대로 잘 던질 것이라고 봤던 한국 벤치의 오판 혹은 안일함이 패배를 불렀다고 봐야한다. 아니면 기계적인 ‘좌우놀이’의 패착이거나.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7일 일본 도쿄도 분쿄구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6-8로 패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 4-3 승리 이후 10년 이상 이어져온 A대표팀의 한일전 연패가 11연패로 늘었다.
자타공인 C조 최강인 일본과 한국은 6회까지 5-5로 맞서며 대등히 싸웠다. 경기 막판 불펜 싸움에 따라 승리도 가능했던 상황. 그러나 7회말 수비에서 모든 걸 망쳤다.
볼넷이 화근이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이 선두타자 마키 슈고에게 볼넷을 내줬다. 희생번트 후 땅볼로 2사 3루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건 오타니 쇼헤이. 3회 동점 솔로포 등 전날 대만전부터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맹타를 휘두르는 오타니를 상대로 1루가 비었으니 고의4구로 거르는 건 이해할 만한 작전이었다. 7회에 내준 볼넷 중 유일하게 수긍이 가는 볼넷이었다. 그만큼 오타니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2사 1,3루에 좌타자 곤도 겐스케가 다석에 들어서자 류지현 감독은 우완 박영현을 내리고 좌완 김영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곤도는 6일 대만전부터 해당 타석 전까지 8타수 무안타로 최악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었지만, 한국 벤치의 선택은 좌타자는 좌투수로 상대한다는 ‘좌우놀이’였다.
그러나 마운드에 오른 김영규는 겐스케를 상대로 던진 초구를 본 순간. 어느 정도 직감할 수 있었다. 체코전 8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탈삼진 2개 포함 완벽하게 삼자범퇴 처리한 그때의 김영규가 아니라는 걸. 초구를 말도 안되는 높은 코스에 던진 김영규는 결국 5구 만에 겐스케를 거저 걸어나가게 만들어줬다.
다음 타석은 우타자이자 1회 투런, 3회 솔로포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타격감 절정의 스즈키 세이야. 이미 겐스케에게 내준 볼넷으로 흔들리는 김영규였지만, 한국 벤치가 김영규를 마운드에서 내릴 순 없었다. WBC 규정 상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반드시 세 타자는 상대해야만 바꿀 수 있다. 이미 흔들리던 김영규로 이미 대포 두 방을 쏘아 올린 스즈키를 상대하기엔 무리였다. 3B-0S에 몰린 뒤에야 첫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5구는 또 한 번 말도 안되는 높은 공을 던져 밀어내기 실점을 내줬다.
여기서도 김영규를 내릴 수 없었다. 요시다 마사타카까지는 상대해야 세 타자가 채워지기 때문. 연속 볼넷으로 흔들린 김영규는 존 안에 공을 넣었고, 요시다는 이를 가볍게 받아쳐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5-5 동점 상황이 순식간에 5-8이 되며 패색이 짙어졌다. ‘약속의 8회’에 2사 1,2루에서 김주원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이어 만든 2사 만루에서 김혜성이 통한의 ‘루킹’ 삼진을 당했고, 결국 한국은 6-8로 패했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7회 투수교체 배경에 대해 “체코전에서 김영규의 투구 내용이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오타니와 곤도가 모두 좌타자라 둘 앞에 위기 상황이 오면 이를 끊어줄 투수가 김영규라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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