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선반영·유통구조 점검해야
최고가격 지정은 시대착오적 발상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 기름값이 1900원대로 껑충 뛰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871.8원으로 전날보다 37.6원 올랐다. 경유는 57.1원 오른 1887.4원으로 휘발유를 추월했다. 전국에서 유가가 가장 비싼 서울의 휘발유와 경유는 1930.5원과 1954.0원으로 각각 41.5원, 58.9원 상승했다. 서울 휘발유 가격이 1900원을 넘어선 것은 약 3년7개월 만이며, 경유는 3년3개월 만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폭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영향이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던 전과 달리 이번엔 실시간으로 치솟는 양상이라 당혹스럽다.
기름값은 정유사 공급가에 도매상과 소매상(주유소)이 일정한 마진을 붙여 정한다. 정유사 공급가를 엿볼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석유제품 현물거래 가격을 보면 휘발유는 지난달 27일 1545원에서 지난 4일 1660원으로, 경유는 1515원에서 1779원으로 각각 올랐다. 정유사는 아시아의 에너지 허브인 싱가포르 거래소를 참고해 공급가를 정하는데, 이곳에서 휘발유는 지난달 27일 배럴당 79.6달러에서 지난 4일 99.7달러로, 경유는 92.3달러에서 140.6달러로 각각 상승했다. 그간 정유사는 국제유가 급등 땐 득달같이 올리면서도 급락 시엔 재고 판매 등을 이유로 천천히 내려 빈축을 사온 게 사실이다. 선반영이 지나치지 않았는지 당국이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기름값 추가 상승을 우려한 소비자까지 몰리자 일부 도매상과 주유소가 선제적으로 인상했다는 말도 나온다. 유통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도 필요해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기름값 바가지처럼 공동체의 어려움을 이용해 부당 폭리를 취하려는 반사회적 악행에 대해선 아주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유류 담합과 사재기 등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대검에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정부가 운영 중인 범부처석유시장점검반이 이날부터 주유소 등을 상대로 월 2000회 이상 특별기획검사에 나섰다. 담합 등 반시장 행위엔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는 게 마땅하다.
다만, 정부가 검토 중인 가격통제 조치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가 최고가 지정제 검토를 지시하면서 “일률적으로, 전국적으로 지정하기 어렵다면 지역별·유류별로 적용하는 등 현실적 방법을 찾아 신속하게 해달라”고 했다. 인위적인 가격통제는 일시적으로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지만, 종국엔 시장을 왜곡하고 눈속임 등 편법 대응을 낳기 일쑤다. 기름값 상한제가 지난 50년간 단 한 번도 실시되지 않은 이유다. 가격통제 조치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고 유류세 인하율 인상과 같은 다른 방안을 먼저 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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