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남정훈 기자] 일본 도쿄돔은 흔히 ‘일본 야구의 심장’이라 불린다. 그리고 도쿄돔의 특징을 잘 표현하는 신조어 하나가 더 있으니 바로 ‘돔런’(돔+홈런)이다. 그 정도로 도쿄돔은 홈런이 잘 나오는 야구장으로 유명하다.
도쿄돔은 그리 큰 야구장이 아닌 게 첫 번째 이유다. 도쿄돔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폴까지 거리가 100m, 센터가 122m다. KBO리그에서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유명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좌우 폴 99.5m, 센터 122.5m)와 크기가 비슷하다.
크기뿐만이 아니다. 도쿄돔의 모양 유지 방식이이 홈런 양산에 더 도움을 준다. 도쿄돔은 공기 부양식 돔이다. 지붕이 딱딱한 구조물이 아닌 말랑한 특수 재질로 만들어져있고, 야구장 내부에 송풍 팬으로 공기를 들여보니 상승기류를 만들어내 지붕의 말랑한 재질을 돔 형태를 유지하게 한다. 이 상승기류가 뜬 공을 더 멀리 뻗어나가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돔의 돔런 특징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 경기에서 홈런이 무려 5개 나왔다. 다행히 한국이 4개를 때려냈고, 덕분에 11-4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2013, 2017, 2023 WBC에서 첫 경기에 패해 본선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당했던 한국으로선 17년 만에 WBC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1회 터진 문보경(LG)의 만루포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워낙 구장 크기가 커서 도쿄돔과는 반대로 홈런이 잘 안나오기로 유명한 잠실구장을 쓰면서도 2024년 22홈런, 2025년 24홈런으로 2년 연속 20홈런을 넘겼던 문보경의 거포 본능이 도쿄돔을 만나자 WBC 데뷔 타석에서 홈런 생산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나머지 3개의 홈런은 한국계 외인들이 책임졌다.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이 3회 솔로포, 5회 투런포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마이너리그 홈런왕’다운 면모를 보여줬고, 위트컴에 뒤질세라 8회엔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쐐기 솔로포를 터뜨렸다.
물론 도쿄돔은 한국 마운드에도 아픔을 줬다. 5회 등판한 2년차 영건 정우주(한화)가 현역 메이저리거인 테린 바브라에게 3점홈런을 맞고 흔들렸다. 당초 정우주에게 2이닝 정도를 맡기려고 했던 류지현 감독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피홈런에 1이닝만 던지게 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6-0에서 3점포 한 방에 6-3 접전 양상으로 흐르는 듯 했으나 위트컴과 존스의 홈런으로 다시금 경기 양상을 돌려놓은 한국이다.
‘첫 경기 징크스’를 떨쳐버리긴 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체코는 자타공인 C조 최약체다. 이제 일본(7일), 대만(8일), 호주(9일)를 차례로 만난다. 타자들의 장타력이 체코와는 차원이 다르다. 실투를 줄이고 땅볼을 유도하는 피칭으로 뜬공 허용을 주의해야만 17년 만의 본선 1라운드 통과,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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